50mm 렌즈가 크롭 바디에서 75mm처럼 보이는 이유

·

50mm 렌즈를 크롭 바디에 끼우면 렌즈가 정말 75mm로 변할까? 렌즈에 적힌 50mm도, 조리개 f/1.8도 그대로인데 사진에 담기는 범위는 좁아진다. 50×1.5라는 익숙한 계산을 센서 대각선과 화각 공식으로 검산하면, 무엇이 달라지고 어떤 값에는 크롭 팩터를 곱하면 안 되는지 구분할 수 있다.

렌즈가 늘어난 게 아니라 기록할 사각형이 작아진다

초점거리는 렌즈의 광학적 성질이다. 바디를 바꿔도 50mm 렌즈의 실제 초점거리는 75mm로 늘어나지 않는다. 니콘의 초점거리와 화각 교육 자료는 초점거리와 촬상소자가 기록하는 범위인 화각을 구분하며, DX에서는 표기 초점거리의 약 1.5배인 FX 렌즈에 해당하는 화각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렌즈는 센서보다 넓은 원형 이미지를 만든다. 풀프레임 센서는 그 안에서 약 36×24mm를 기록하지만, 더 작은 APS-C 센서는 중앙의 약 24×16mm만 가져간다. 니콘 USA의 DX·FX 설명도 DX 센서가 렌즈의 이미지 원에서 FX보다 작은 영역을 기록한다고 밝힌다. 피사체가 광학적으로 커진 것이 아니다. 사진의 바깥 부분이 빠지므로 같은 크기로 볼 때 확대된 듯 보인다.

하나의 50mm 렌즈가 만든 이미지 원에서 풀프레임은 넓은 사각형을, APS-C는 중앙의 작은 사각형을 기록하는 도식
렌즈가 만드는 이미지 원은 같지만 작은 센서는 중앙의 더 좁은 영역만 기록한다.

왜 하필 1.5를 곱할까

크롭 팩터는 보통 센서의 가로나 세로가 아니라 대각선을 비교해 구한다. 35mm 풀프레임의 대각선은 √(36²+24²), 약 43.27mm다. 23.5×15.6mm APS-C를 예로 들면 대각선은 √(23.5²+15.6²), 약 28.21mm다.

두 값을 나누면 43.27÷28.21≈1.534가 된다. 따라서 이 센서의 50mm 렌즈는 50×1.534≈76.7mm 상당이다. 흔히 말하는 75mm는 명목상 1.5배를 적용한 50×1.5의 결과다. APS-C라도 실제 센서 치수가 다르면 계수가 달라진다는 점은 센서 대각선으로 계수를 구하는 계산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75mm와 약 77mm가 함께 보이는 까닭은 계산 오류가 아니라 적용한 센서 치수의 차이다.

화각 공식으로 다시 확인한 결과

대각 화각은 다음 식으로 계산한다.

대각 화각 = 2×atan(센서 대각선÷(2×초점거리))

23.5×15.6mm 센서와 50mm 렌즈를 넣으면 약 31.5도다. 풀프레임 센서와 75mm 렌즈는 약 32.2도로 계산된다. 두 값이 가깝기 때문에 APS-C의 50mm가 풀프레임의 75mm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센서별 렌즈 화각표도 APS-C 50mm 약 31.5도와 풀프레임 75mm 약 32.2도를 제시한다.

센서와 렌즈 조합별 대각 화각
풀프레임 50mm

약 46.8도

APS-C 50mm

약 31.5도

풀프레임 75mm

약 32.2도

23.5×15.6mm APS-C의 50mm는 풀프레임의 75mm와 대각 화각이 가깝다. 풀프레임 50mm와는 기록 범위가 크게 다르다.

‘75mm 환산’은 같은 촬영 위치에서 보이는 범위를 풀프레임 기준으로 옮겨 적은 값이다. 렌즈의 실제 초점거리나 광학 배율이 바뀌었다는 뜻은 아니다.

50mm와 f/1.8 가운데 무엇을 곱해야 하나

구분 1.5배 APS-C에서의 값
실제 초점거리 50mm 렌즈 자체의 광학적 초점거리
환산 초점거리 약 75mm 풀프레임에서 비슷한 화각을 내는 렌즈의 근삿값
노출용 조리개 f/1.8 노출을 정할 때 사용하는 실제 f값
심도 비교용 환산 조리개 약 f/2.7 같은 화각과 같은 출력 크기로 시스템을 비교할 때 쓰는 값

노출을 맞출 때는 f/1.8에 1.5를 곱하지 않는다. 셔터 속도와 ISO를 정하는 조리개는 계속 f/1.8이다. 환산 초점거리와 환산 조리개를 함께 다루는 계산기도 노출 측광에는 실제 f값을 쓰고, f/1.8×1.5≈f/2.7은 같은 화각과 출력 조건에서 심도를 비교하는 값으로 구분한다.

심도 설명이 자료마다 엇갈려 보이는 까닭은 비교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50mm 렌즈를 같은 조리개와 피사체 거리로 사용하면 렌즈가 만드는 상 자체는 바디를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작은 센서의 결과를 같은 크기로 출력하려면 더 확대해야 하므로, 허용되는 흐림의 기준을 포함한 최종 심도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두 카메라에서 같은 구도를 만들려고 실제 초점거리나 촬영 거리를 바꾸면 심도에 다른 변수까지 들어온다.

원근과 배경 압축도 1.5배가 되지는 않는다

같은 위치에서 풀프레임 사진의 바깥을 잘라 내도 피사체 사이의 크기 관계는 유지된다. 원근과 흔히 말하는 배경 압축은 크롭 팩터가 직접 만드는 효과가 아니다. 카메라와 피사체, 배경 사이의 위치 관계에서 생긴다.

APS-C의 좁은 화면에 같은 구도를 담으려고 뒤로 물러나면 카메라 위치가 바뀌고 원근도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같은 자리에 서서 촬영한 뒤 풀프레임 사진의 중앙을 APS-C와 같은 범위로 자르면 두 사진의 원근은 같다. ‘크롭 바디라서 더 압축된다’는 설명은 촬영 위치의 변화까지 크롭 효과에 포함한 셈이다.

75mm가 정확한 제품 사양은 아니다

50×1.5는 빠른 화각 비교에는 충분하지만 모든 APS-C 카메라에 정확한 값은 아니다. 실제 센서가 23.5×15.6mm라면 앞의 계산처럼 약 76.7mm 상당이고, 다른 치수라면 결과도 달라진다. 정확한 환산값이 필요할 때는 카메라 제조사가 밝힌 센서 치수를 사용해야 한다.

영상 촬영에서는 전자식 손떨림 보정이나 별도의 읽기 영역 때문에 화면이 한 번 더 잘릴 수 있다. 종횡비가 달라져도 가로와 세로에 담기는 범위가 달라진다. 이때는 센서 크롭 팩터 하나만으로 실제 프레이밍을 확정할 수 없다. 촬영 뒤 인화 비율 때문에 잘리는 범위는 사진 인화 전 픽셀과 비율을 다룬 글에서처럼 출력 단계의 크롭으로 따로 봐야 한다.

50mm 렌즈가 크롭 바디에서 75mm처럼 보이는 이유는 렌즈가 변해서가 아니라 센서가 이미지 원의 중앙을 더 좁게 기록하기 때문이다. 초점거리에는 화각 비교를 위해 크롭 팩터를 곱할 수 있지만, 노출용 f값과 원근에는 그대로 곱하지 않는다. 자신의 카메라로 계산하려면 센서의 가로와 세로 치수로 대각선을 구하고, 풀프레임 대각선 약 43.27mm를 그 값으로 나눈 뒤 렌즈 초점거리에 적용하면 된다.

참고 자료

  1. Nikon Imaging Korea 교육 자료, 「디지털일안레프카메라의 기초지식: 초점거리와 화각」
  2. Nikon USA, 「The DX and FX Formats」
  3. 만물툴, 「센서 크롭계수·35mm 환산 초점거리 계산기」
  4. vixutil, 「렌즈 화각 104가지」
  5. Softonic Tools, 「크롭 팩터 계산기: 환산 초점거리와 환산 조리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