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이착륙 때 창문 덮개를 올리는 까닭은 눈을 바깥 밝기에 적응시키기 위해서일까, 날개 밖을 보기 위해서일까? 어떤 항공편에서는 반드시 올리라고 하고 특정 공항에서는 내리라고 하는 이유까지 확인하면, 창문은 단순히 빛이 들어오는 구멍이 아니라 객실 안팎이 정보를 주고받는 통로라는 점이 드러난다.
직접 답하면, 창문 개방은 명암 적응에도 도움이 되지만 외부의 불·연기·장애물을 확인하고 사용할 비상구를 판단하는 데 더 직접적으로 쓰인다. 다만 모든 항공사에 똑같이 적용되는 세계 공통 단일 법규는 아니다.
눈의 적응만으로는 설명이 끝나지 않는다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의 공식 설명은 열린 창의 기능을 여러 갈래로 제시한다. 승객의 눈이 바깥 밝기에 미리 적응하고, 승무원이 엔진과 날개의 이상을 살피며, 탈출할 때 불이나 장애물이 없는 방향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외부 구조대도 창문으로 객실 안의 연기와 화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암순응 때문’이라고만 설명하면 낮 비행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한다. 낮에는 어둠이 아니라 밝은 외부 환경에 눈을 맞춰야 하므로 ‘외부 밝기에 대한 명암 적응’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번 조사 자료에서는 이 적응이 대피 시간을 얼마나 줄이는지 보여 주는 정량 연구도 확인되지 않았다.
창문은 객실 안팎에 정보를 전달한다
행정안전부 안전한TV는 승객과 승무원이 엔진이나 날개 쪽 화재 같은 이상을 일찍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충격 뒤에는 덮개를 움직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위험이 생기기 전에 열어 둔다는 취지도 제시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정보의 쓰임은 달라진다. 승무원은 창밖의 화재와 장애물을 보고 어느 출구를 열지 판단한다. 승객은 이상을 발견해 승무원에게 알리거나 안내받은 탈출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구조대는 반대로 창을 통해 객실의 연기와 불길을 살핀다.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인용한 항공안전 관계자도 위험한 쪽 출구를 피하려면 밖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상구 부근에서는 외부 확인이 출구 사용 여부와 바로 연결된다. 유럽항공안전청 운항 기준은 비상구 좌석 승객이 출구 밖 상황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륙 전과 착륙 전 객실 안전 상태를 안내하는 항목에는 창문 덮개도 ‘해당하는 경우’ 포함된다. 이는 모든 일반 좌석의 덮개를 언제나 열라는 단일 명령이라기보다, 사업자의 절차와 비상구 사용 판단을 보여 주는 규정이다.
안전 원리가 같아도 규정의 형식은 다르다
2026년 4월 갱신된 AFAR의 항공사 취재에 따르면 창문 덮개의 위치를 정하는 세계 공통 단일 정책은 없다. 미국 주요 항공사도 일반 좌석에는 개방을 권장하거나 승객에게 맡기는 경우가 있으며, 비상구 쪽 창문은 별도로 관리될 수 있다.
규정이 다르게 보이는 까닭은 네 층위가 섞여 말해지기 때문이다. 국제 지침이나 업계 권고, 국가 규제기관의 최소기준, 항공사의 운항절차, 해당 비행에서 승무원이 내리는 지시는 강제력과 적용 범위가 서로 다르다. 국가가 모든 일반 좌석의 덮개 위치를 법규로 직접 정하지 않더라도 항공사가 안전절차에 창문 개방을 넣으면 그 항공편에서는 따라야 할 절차가 된다.
2026년 한국 보도와 군 공항 사례는 함께 봐야 한다
호남대학교 항공서비스학전공이 2026년 2월 9일 재게시한 주간조선 기사는 국토교통부가 국내 항공사에 민간 공항 이착륙 시 창문 덮개 개방을 내부 규정에 반영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한다. 기사에는 대한항공이 2026년 1월 27일부터 시행했고 여러 국내 항공사도 같은 조치를 시행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기사만으로 ‘법률이 모든 국내외 항공편에 개방을 직접 명령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국토교통부 공문 원문과 문서번호, 법적 근거, 수신 범위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각 항공사의 최신 운항규정도 확보하지 못했다. 2026년 9월 12일 현재 확인 가능한 결론은 국내 항공사의 내부 절차 반영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수준이다.
공항 보안 절차가 더해지면 안내가 반대로 바뀔 수도 있다. 충청투데이의 2025년 청주공항 취재는 군사시설 촬영을 막기 위해 민항 주기장을 떠난 뒤부터 이륙 직후까지, 착륙 직후부터 주기장에 들어갈 때까지 덮개를 닫도록 요청받은 사례를 전한다. 공군이 2024년과 2025년에 관련 통보서를 보냈다는 관계자 설명도 실렸다.
이 역시 통보서 원문이 공개되지 않았고 2026년 절차 강화 뒤 운영이 달라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청주공항 사례를 다른 군·민간 겸용 공항에 그대로 적용해서도 안 된다. 다만 같은 항공사에서도 민간 공항에서는 열고 특정 공항의 특정 구간에서는 닫으라는 안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은 보여 준다. 안전 원리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공항별 보안 절차가 추가된 결과다.
따라서 ‘왜 여는가’와 ‘누가 의무화하는가’를 나눠 봐야 한다. 창문을 여는 공통된 안전 이유는 명암 적응, 외부 위험 확인, 안전한 출구 선택, 구조대의 객실 확인이다. 실제 적용은 국가의 최소기준과 항공사 운항절차, 좌석 위치, 공항 보안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승객은 해당 항공편에서 승무원이 덮개를 올리거나 내리라고 안내하면 그 지시를 따르면 된다.
참고 자료
- Amsterdam Airport Schiphol, 「Why do the window blinds have to be open for take-off and landing?」
- AFAR, 「The Real Reason Airlines Want You to Raise the Window Shade Before Takeoff and Landing」
- Condé Nast Traveler, 「Why Do You Have to Raise Airplane Window Shades During Takeoff?」
- European Union Aviation Safety Agency, 「Easy Access Rules for Air Operations」
- 호남대학교 항공서비스학전공·주간조선, 「이착륙 때 창문 덮개 ‘무조건 열기’…국내 항공사 전면 의무화」
- 충청투데이, 「군공항 특성 탓에 안전 규정 지킬 수 없는 청주국제공항」
- 행정안전부 안전한TV, 「비행기 탔을 때 창문을 꼭 열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