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B5인데 왜 어떤 종이는 176×250mm이고 다른 종이는 182×257mm일까? 자로 잰 값도, 제품 설명도 틀리지 않았을 수 있다. B5라는 이름을 ISO와 JIS가 각각 쓰며 두 계열의 출발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규격의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 출력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종이를 잰 뒤 원본 문서, 프린터 드라이버, 급지 용지의 치수를 맞추면 어떤 B5 설정을 골라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공식 문서의 B5도 서로 다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인쇄판형 규격표는 ISO 216을 기준으로 삼고 B5를 176×250mm로 제시한다. 이 표만 보면 B5가 하나의 크기처럼 보인다.
기기 문서에서는 다른 치수가 등장한다. 2025년 6월 16일 갱신된 Epson의 원고 규격 안내는 여러 대상 스캐너의 B5를 182×257mm로 표시한다. Canon imagePRESS 지원 용지표도 B5와 B5R을 257×182mm와 182×257mm로 적는다. 방향에 따라 순서만 바뀌었을 뿐 두 변은 JIS B5와 같다.
표기 실수나 재단 오차로 생긴 차이가 아니다. Oracle의 인쇄 API 문서는 ISO.B5 176×250mm와 JIS.B5 182×257mm를 별도 항목으로 정의한다. IETF의 Printer MIB v2도 ISO B5와 JIS B5를 서로 다른 미디어 이름으로 다룬다. 인쇄 시스템에서도 두 B5를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율은 비슷하지만 출발 크기가 다르다
ISO B5와 JIS B5는 모두 짧은 변과 긴 변의 비가 대략 1:√2다. 종이를 절반씩 나눠도 같은 모양을 이어 가는 구조는 비슷하다. 차이는 종횡비가 아니라 계열이 시작하는 크기에서 생긴다.
Oracle 문서에 따르면 ISO B0는 1000×1414mm, JIS B0는 1030×1456mm다. 각 계열이 이 크기에서 면적을 절반씩 줄여 B1, B2 순으로 내려가므로 B5도 ISO 176×250mm와 JIS 182×257mm로 갈린다. 공개적으로 확인한 자료만으로는 일본이 별도 기준을 채택한 역사적 동기까지 확정하기 어렵다.
완성 치수를 비교하면 JIS B5가 짧은 변은 6mm, 긴 변은 7mm 크다. 명목 면적은 ISO B5가 176×250=44,000mm², JIS B5가 182×257=46,774mm²다. 차이 2,774mm²를 ISO B5 면적으로 나누면 약 6.3%다. 재단 허용오차나 제본된 노트의 표지와 탭은 이 계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44,000mm²
46,774mm²
상품 종류보다 실제 치수를 먼저 본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파는 B5는 대부분 JIS라는 설명도 있지만, 이를 시장 전체에 적용할 만한 제품별 통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트, 복사용지, 판매 국가만 보고 규격을 정하면 예외를 놓칠 수 있다.
제품 포장이나 사양에 ISO B5 또는 JIS B5가 적혀 있지 않다면 낱장 한 장의 치수를 재는 편이 빠르다. 표지가 속지보다 크거나 탭이 튀어나온 제품도 있으므로 제본 노트는 표지 대신 속지를 잰다.
출력 전에는 세 치수를 맞춘다
| 실측한 속지 | 판정과 설정 |
|---|---|
| 약 176×250mm | ISO B5다. ‘ISO B5’, ‘B5 176×250mm’ 또는 같은 치수의 사용자 정의 용지를 고른다. |
| 약 182×257mm | JIS B5다. ‘JIS B5’, ‘B5 182×257mm’ 또는 같은 치수의 사용자 정의 용지를 고른다. |
| 두 규격과 다름 | 표지나 탭을 재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속지도 다르면 B5로 단정하지 말고 장비의 지원 범위 안에서 사용자 정의 크기를 검토한다. |
종이를 판정했다면 네 단계로 설정을 맞춘다.
- 낱장 한 장의 짧은 변과 긴 변을 mm 단위로 잰다. 제본 노트라면 표지가 아닌 속지를 잰다.
- 인쇄할 PDF나 문서의 페이지 크기를 확인한다. 원본이 ISO B5인지 JIS B5인지 알아야 출력 과정에서 생긴 배율 변화를 구분할 수 있다.
- 드라이버의 용지 목록에서 항목별 치수를 확인한다. ‘B5’만 표시된다면 해당 기종 설명서에서 176×250mm와 182×257mm 중 어느 쪽인지 찾는다.
- 드라이버의 용지 크기와 급지한 종이의 실측값을 일치시킨다. 원본 크기를 유지하려면 인쇄 대화상자의 자동 맞춤이나 확대·축소 설정도 따로 확인한다.
필요한 규격이 목록에 없더라도 프린터가 사용자 정의 크기를 지원하면 실측값을 입력할 수 있다. 다만 Canon의 공식 지원표처럼 급지 위치에 따라 허용 치수가 달라지는 기종도 있다. 설명서에서 사용자 정의 용지의 범위와 급지 위치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문서, 드라이버, 실제 종이의 치수가 어긋났을 때 결과는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프로그램과 드라이버 설정에 따라 내용이 축소되거나 여백이 늘 수 있고, 일부가 잘리거나 용지 불일치 오류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B5’라는 이름만 맞추지 말고 세 곳의 mm 값을 비교해야 한다.
B5가 두 크기로 보이는 까닭은 ISO와 JIS가 서로 다른 출발 크기에서 B 계열을 나누기 때문이다. 종이가 176×250mm라면 ISO B5, 182×257mm라면 JIS B5로 판정한다. 종이, 원본 문서, 드라이버의 mm 값을 모두 맞추면 불필요한 축소·여백·잘림·용지 오류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