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맞다’는 긍정어인데 왜 욕처럼 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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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참 칠칠맞다”라는 말을 들으면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현재 사전에서는 긍정적인 말이지만, 대화에서는 부정적인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어긋남은 사전의 기본 뜻과 자료에서 반복되는 형태를 나눠 보면 풀린다.

현재 규범에서 ‘칠칠맞다’는 단정하고 야무지다는 뜻이다. 다만 ‘칠칠맞지 못하다’처럼 부정 표현이 붙은 형태가 익숙해지면서 기본형까지 부정적으로 이해하게 됐다는 설명이 공식 상담과 언어 해설에서 반복된다. 칭찬할 때는 ‘단정하다·야무지다’를, 나무랄 때는 ‘칠칠치 못하다·칠칠맞지 못하다’를 쓰면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속된 표현’이지 부정어는 아니다

국립국어원 상담 자료는 ‘칠칠하다’를 깨끗하고 단정하거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칠칠맞다’는 같은 뜻의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속되다’는 격식이 낮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의미가 반대로 바뀐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어기초사전의 ‘칠칠맞다’도 옷차림이나 모양새가 깨끗하고 단정하다는 뜻, 성질이나 일 처리가 꼼꼼하고 야무지다는 뜻을 제시한다. ‘칠칠맞다’ 자체를 곧바로 ‘덤벙대다’로 풀이하면 현재 공식 사전의 기본 뜻과 어긋난다.

뜻풀이와 예문 사이에 어긋남이 있다

한국어기초사전은 두 뜻을 모두 긍정적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확인되는 구·문장·대화 예문에는 ‘칠칠맞지 못하다’나 ‘칠칠맞지 않다’처럼 부정 표현이 붙어 있다. 국립국어원 상담 자료도 ‘칠칠하다’가 주로 ‘못하다·않다’와 어울린다고 밝힌다.

사전 예문만으로 실제 사용 빈도를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칠칠맞지 못하다’를 하나의 익숙한 덩어리로 받아들이면 표현 전체를 ‘단정하지 못하다’ 또는 ‘야무지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기억하기 쉽다. 그 뒤 ‘못하다’를 떼어 낸 ‘칠칠맞다’에도 같은 느낌을 옮겨 붙일 수 있다. 사전의 기본 뜻과 대화에서 떠올리는 뜻이 갈라지는 과정을 자료 범위 안에서 설명한 해석이다.

긍정적인 기본형이 부정 표현과 자주 결합한 뒤 기본형까지 부정적으로 이해되는 과정
부정형 전체의 뜻을 익숙하게 기억하면, 부정 표현을 뗀 기본형에도 같은 느낌을 옮겨 붙일 수 있다.

YTN의 우리말 해설도 ‘칠칠하다’가 부정 표현과 자주 결합하면서 기본형까지 부정적인 말로 오해받게 됐다고 설명한다. 셈집의 맞춤법 안내는 기본형은 긍정이고 나무라는 뜻에는 부정 표현이 필요하다고 구분한다.

두 설명은 공식 사전의 뜻과 용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빈도 통계는 아니다. 제공된 자료에는 ‘칠칠맞다’와 여러 부정형을 시대별로 센 말뭉치 결과도 없다. 부정형이 어느 시기에 우세해졌고 얼마나 더 자주 쓰이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1984년에도 두 쓰임의 충돌을 다뤘다

1984년 『국어생활』의 「질의응답」은 원뜻과 반대되는 반어적 표현이 관용적으로 굳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어 반대되는 말이 같은 장면에 쓰이는 사례로 ‘칠칠치 못하다’, ‘칠칠맞다’, ‘칠칠하다’를 나란히 든다.

PDF 원본과 추출문은 일부 글자가 흐려 세부 문장을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 다만 1984년 공식 간행물에서 긍정적인 원뜻과 부정적인 상황에서의 사용이 충돌하는 문제를 다뤘다는 점은 확인된다. 이를 최근 인터넷에서 갑자기 생긴 오해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 자료가 부정적 용법의 시작을 알려 주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이미 이런 충돌이 논의됐다는 사실만 보여 줄 뿐, 최초 용례나 이후의 확산 속도까지 증명하지는 않는다. 현재 사전에서 ‘칠칠맞다’의 기본 뜻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근거도 되지 않는다.

사전에 맞는 말과 오해가 적은 말은 다르다

나무라는 상황에서 “왜 이렇게 칠칠맞아?”라고 하면 의도는 통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공식 사전의 기본 뜻과는 반대로 쓴 셈이다. “왜 이렇게 칠칠치 못해?” 또는 “왜 이렇게 칠칠맞지 못해?”라고 해야 긍정적인 기본형을 제대로 부정한 문장이 된다.

‘칠칠맞지 못하다’는 이중부정도 아니다. ‘야무지다’를 부정해 ‘야무지지 못하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구조다. ‘칠칠맞다’가 이미 부정어라고 생각할 때만 ‘못하다’가 두 번 부정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누군가를 칭찬하며 “참 칠칠맞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전상 틀리지 않다. 다만 청자가 부정적인 쓰임을 먼저 떠올릴 수 있고, ‘칠칠맞다’ 자체에도 격식이 낮은 느낌이 있다. 칭찬이라면 “옷차림이 단정하다”, “일 처리가 야무지다”, “꼼꼼하다”처럼 평가할 대상을 직접 밝히는 편이 안전하다.

자료를 종합하면 ‘칠칠맞다’가 욕처럼 들리는 현상은 사전 뜻이 부정적이어서 생긴 것이 아니다. 공식 자료와 해설이 제시하는 설명은 ‘칠칠맞지 못하다’ 같은 부정형을 익숙하게 접하면서 그 뜻을 기본형에도 옮겨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부정적인 단독형이 언제 시작됐는지, 사전의 기본 뜻을 바꿀 만큼 널리 굳었는지는 제공된 근거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참고 자료

  1. 국립국어원 상담 사례 모음, 「'칠칠하다'와 '칠칠맞다'의 관계」
  2.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칠칠맞다」
  3. 국립국어원 『국어생활』, 「질의응답」
  4. YTN, 「'칠칠맞다'는 일솜씨가 반듯하고 야무지다는 뜻?」
  5. 셈집, 「칠칠맞다 칠칠치 못하다 — 칭찬일까 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