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내린 뒤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섰지만 노래는 하지 않았다. 이때 커튼콜만 있었던 걸까, 앙코르도 있었다고 해야 할까? 노래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출연진의 재등장과 인사, 관객의 추가 공연 요청, 실제 추가 공연을 나누어 보면 두 용어가 겹치는 지점까지 구분할 수 있다.
두 용어는 시점보다 행위로 나뉜다
케임브리지 사전의 커튼콜 정의는 공연이 끝난 뒤 출연자가 다시 나와 관객의 박수를 받는 장면에 초점을 둔다. 옥스퍼드 학습자 사전의 앙코르 정의는 공연 끝에 제공되는 짧은 추가 공연과 이를 요구하는 관객의 외침을 함께 가리킨다.
커튼콜은 출연진이 다시 나와 박수에 답하고 인사하는 절차다. 앙코르는 관객이 공연을 더 요청하는 행위이거나, 출연자가 본공연 뒤에 실제로 제공하는 추가 공연이다. 출연진이 다시 나와 고개 숙여 인사만 했다면 커튼콜은 있었지만 앙코르 공연은 없었다고 구분할 수 있다.

다만 노래가 없었다고 앙코르까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객이 구호나 박수로 추가 공연을 청했다면 앙코르 요청은 있었을 수 있다. 노래 대신 추가 연주나 춤, 장면 재연처럼 본공연 뒤 별도의 공연이 이어진 경우도 마찬가지다. 판단 기준은 노래가 아니라 추가 공연의 유무다.
왜 한 장면처럼 보일까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이 퇴장한 뒤 다시 등장한다. 인사를 하고 때로는 대표곡이나 메들리를 들려준 다음 다시 인사한다. 관객에게는 이 과정이 끊기지 않은 하나의 마무리로 보인다. 재등장부터 마지막 인사까지를 커튼콜 무대로 부르는 용례에서는 그 안에 앙코르 공연이 들어갈 수 있다. 추가 곡을 중심으로 말할 때는 재등장부터 앙코르라고 부르기도 쉽다.
KBS WORLD Korean의 언어 해설은 다시 나온 출연진이 인사만 할 수도 있고 앙코르 연주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시어터리그의 커튼콜 해설에 따르면 연극에서는 배역 순서에 따른 인사가, 뮤지컬에서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향한 인사가 포함될 수 있다. 커튼콜에 노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국내 뮤지컬 용례에서는 경계가 더 흐려진다. 공연 전문지 더뮤지컬의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커튼콜」은 공연 뒤 인사에 대표곡, 메들리, 춤을 결합한 사례를 다룬다. 이런 전체 장면을 커튼콜 무대라고 부르면 사전적으로 구별되는 인사와 추가 공연이 한 이름 아래 놓인다. 다만 이 기사는 2000년대 후반의 사례와 업계 견해를 담고 있어 현재 국내 뮤지컬 전체의 관행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예정된 추가 곡도 앙코르가 된다
앙코르를 즉흥적인 보답으로만 생각하면 미리 준비한 곡은 앙코르가 아닌 듯 보인다. 엠마 웹스터의 논문 「One More Tune! The Encore Ritual in Live Music Events」는 영국 글래스고, 셰필드, 브리스틀의 공연 관찰과 관계자·관객 인터뷰를 토대로 현대 라이브 음악의 앙코르를 예상되고 의례화된 행위로 분석한다. 관객의 요구에 즉석에서 답하는 듯 연출되지만 실제로는 미리 연습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시어터리그의 앙코르 해설도 추가 공연이 사전에 준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예정 여부만으로 앙코르를 가를 수 없다. 본공연이 끝났다는 신호 뒤 출연자가 돌아와 추가 곡을 연주했다면 계획된 순서여도 앙코르 공연으로 부를 수 있다. 웹스터의 연구는 주로 영국 라이브 음악을 다루므로 한국의 모든 연극과 뮤지컬 관행을 입증하는 자료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장면을 판별할 때 확인할 두 가지
공연 영상을 보거나 관람 후기를 쓸 때는 두 행위를 차례로 확인하면 된다.
- 본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이 다시 나와 박수를 받고 인사했는가? 그렇다면 커튼콜이 있었다.
- 관객이 추가 공연을 요청했거나 출연진이 노래, 연주, 춤, 장면 재연 등을 더 했는가? 요청만 확인되면 ‘앙코르 요청’, 실제 공연까지 이어지면 ‘앙코르 공연’이라고 쓰는 편이 정확하다.
멜버른대학교 학생극장의 실무 용어집은 커튼콜과 앙코르를 별도 항목으로 분류한다. 한국경제신문의 「공연 끝나면 시작되는 ‘커튼콜’」도 커튼콜 중 촬영이나 앙코르 연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료를 함께 놓고 보면 앙코르는 커튼콜의 다른 이름이라기보다 같은 마무리 시간에 결합할 수 있는 별도 행위로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처음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추가 노래가 없더라도 다른 공연이 이어졌다면 앙코르 공연일 수 있다. 재등장과 인사만 있었다면 커튼콜만 있었던 셈이다. 관객이 추가 공연을 청했지만 출연진이 인사로 마쳤다면 커튼콜과 앙코르 요청은 있었고, 앙코르 공연은 없었다고 표현하면 된다.
참고 자료
- Cambridge University Press, 「Meaning of curtain call in English」
- Oxford University Press, 「encore」
- KBS WORLD Korean, 「커튼콜」
- シアターリーグ, 「カーテン・コール」
- シアターリーグ, 「アンコール」
- Oxford Brookes University Research Archive, 「“One More Tune!” The Encore Ritual in Live Music Events」
- University of Melbourne Student Union Theatre, 「Glossary of Theatre Terms」
- 더뮤지컬,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커튼콜」
- 한국경제신문, 「공연 끝나면 시작되는 ‘커튼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