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0.1%, 한 잔의 카페인과 다른 숫자

·

2028년부터 시행될 새 기준에 따라 디카페인 원두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라면, 그 원두로 만든 커피 한 잔도 0.1% 또는 0mg이라고 봐도 될까? 포장과 메뉴에 등장하는 세 숫자의 분모를 나눠 보면 디카페인 표시가 보장하는 범위와 실제 마실 한 잔의 카페인량이 달라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디카페인은 0mg이라는 뜻이 아니다

디카페인은 카페인 0을 보장하는 표시가 아니다. 2028년 시행되는 개정 기준은 원료로 사용한 커피원두의 고형분을 기준으로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인지 판단한다. 완성 음료 한 잔의 총카페인 mg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카페인을 줄이는 공정을 거쳐 표시 기준을 충족해도 일부 카페인은 남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디카페인 커피의 전형적인 함량을 8fl oz당 2~15mg으로 안내한다. 이는 FDA가 제시한 일반적인 범위이며, 한국 제품의 법적 상한이나 모든 메뉴에 적용되는 고정값은 아니다.

국내 제품 시험에서도 카페인이 검출됐다.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25년 디카페인 캡슐커피 15개 제품을 표시된 방법대로 추출한 결과, 캡슐 1개당 카페인은 1.35~4.65mg이었다. 디카페인 캡슐커피 15개 제품 비교정보 브리핑은 캡슐머신과 개인의 추출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캡슐 제품의 시험값을 카페 음료 전체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디카페인 제품끼리도 한 회분의 카페인량이 다르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제거율·잔류 비율·한 잔의 mg은 서로 다른 숫자다

카페인 제거율, 원두 고형분 기준 함량, 완성 음료 한 잔의 밀리그램을 서로 다른 측정 단계로 나타낸 도식
제거율은 처음의 카페인량, 개정 기준은 원두 고형분, 한 잔의 mg은 완성 음료의 1회 제공량을 기준으로 한다.

세 숫자는 단위뿐 아니라 측정 단계와 분모가 다르다.

표현 기준이 되는 양 알 수 있는 것 알 수 없는 것
카페인 제거율 제거 전 카페인량 처음 있던 카페인 중 제거된 몫 원두에 최종적으로 남은 절대량
원두 고형분 기준 0.1% 이하 원료로 사용한 커피원두의 고형분 개정 표시 기준을 충족하는 원두인지 완성 음료 한 잔의 총카페인 mg
한 잔당 총카페인 mg 표시된 메뉴와 1회 제공량 그 조건에서 한 번 마시는 총량 다른 크기·샷 수·조리법의 함량

종전 국내 기준은 원래 들어 있던 카페인의 90% 이상을 제거했는지 따졌다. 2026년 5월 12일 공포된 식약처 고시 제2026-37호는 이를 제거 후 원두에 남은 카페인 함량 기준으로 바꿨다. 원료로 사용한 커피원두의 고형분을 기준으로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일 때 ‘탈카페인(디카페인)’ 또는 ‘탈카페인(디카페인) 원두 사용’으로 표시할 수 있다.

잔류 0.1% 이하를 곧바로 99.9% 제거라고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제거율의 분모는 제거 전 카페인량이고, 개정 기준의 분모는 원두 고형분이다. 출발점과 분모가 다른 두 비율은 같은 뜻이 아니다. 개정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도 종전 기준에서는 원두의 초기 카페인 함량이 높으면 제거 후 남는 양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원두의 0.1%로 한 잔의 mg을 계산할 수 있을까

0.1%는 질량비로 원두 고형분 100g당 카페인 0.1g 이하에 해당한다. 단위를 바꾸면 100mg 이하이지만, 이는 음료 100g이나 한 잔의 허용량이 아니다.

실제로 투입한 원두 고형분의 양을 알면 그 원두에 들어 있을 수 있는 카페인의 이론적 최대량은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두 고형분 18g에 0.1% 상한을 적용하면 원두에 든 카페인은 최대 18mg이다. 그러나 이 계산은 해당 원두의 실제 측정값이나 음료로 추출된 양이 아니다. 한 잔의 실제 총카페인량을 구하려면 원두의 측정된 카페인 함량과 투입량, 물에 추출된 비율이 필요하다. 초콜릿처럼 카페인을 더하는 재료가 있다면 그 양도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원두 고형분 기준 0.1%만으로 완성 음료 한 잔의 카페인 mg을 역산할 수 없다. 이 기준이 알려 주는 것은 원두에 적용되는 상한 조건이다.

완성 음료의 수치는 메뉴별 영양정보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다. 던킨 공식 메뉴에는 디카페인 카푸치노 소형의 1회 제공량이 295g, 총카페인이 2mg으로 표시돼 있다. 이 수치는 해당 메뉴와 크기에만 적용된다. 다른 크기나 샷 수, 다른 메뉴에 2mg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으며, 이 페이지에서는 사용 원두의 잔류 비율도 확인되지 않는다.

새 기준은 언제부터 적용될까

식약처의 규제혁신 추진현황 페이지에는 시행일이 2026년 5월 19일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법적 시행일은 개정 고시 원문에 적힌 날짜를 따라야 한다. 고시 제2026-37호 부칙 제1조는 일반 시행일을 2028년 1월 1일로 정한다.

같은 부칙의 적용례는 시행 전에 새 디카페인 표시기준을 미리 적용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따라서 2028년 1월 1일 전에도 새 기준을 적용한 제품이 나올 수 있지만, 모든 디카페인 제품이 이미 새 기준을 의무적으로 따르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디카페인’ 문구만으로 종전 제거율 기준인지 새 잔류 함량 기준을 미리 적용했는지 판별하기도 어렵다.

포장과 매장에서 확인할 것

  1. 한 봉지, 캡슐 1개, 특정 컵 크기 가운데 무엇이 1회 제공량인지 확인한다.
  2. 해당 1회분 전체의 총카페인 mg이 표시돼 있는지 찾는다. 100mL당 수치만 있다면 실제 음료 용량과 곱해 총량을 구한다.
  3. 매장 음료는 크기와 샷 수를 맞춰 본다. 초콜릿 등 카페인을 더할 수 있는 재료도 살핀다.
  4. 2028년 1월 1일 전에 제조·가공하거나 수입된 제품이라면 새 원두 기준을 미리 적용했는지 제조사에 확인한다.

총카페인 mg이 표시되지 않았다면 제조사나 매장에 “이 메뉴의 이 크기와 샷 수를 기준으로 한 잔의 총카페인이 몇 mg인지”라고 묻는 편이 정확하다. 선적용 여부가 필요할 때는 “사용 원두에 고형분 기준 카페인 함량 0.1% 이하 조건을 적용했는지”를 따로 질문한다. 답을 얻지 못했다면 원두의 0.1%만으로 실제 한 잔의 양을 임의 계산하지 않는 것이 맞다.

디카페인 표시는 원두가 충족한 기준을 알려 줄 뿐 카페인 0을 보증하지 않는다. 실제 섭취량은 메뉴와 제공량이 일치하는 총카페인 mg으로 확인해야 한다.

참고 자료

  1.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식약처 고시 제2026-37호, 2026.5.12.)」
  2.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카페인 커피, 누구나 걱정없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기준 마련」
  3. 한겨레, 「엄격해진 ‘디카페인 커피’ 기준…원두 카페인 함량 0.1% 이하만 허용」
  4. 대한민국 정책브리핑·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디카페인 캡슐커피 15개 제품 비교정보 브리핑」
  5. 미국 식품의약국(FDA), 「Spilling the Beans: How Much Caffeine is Too Much?」
  6. 던킨, 「디카페인 카푸치노(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