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가 4시간 넘게 작동해도 그 시간 내내 히터가 높은 출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전기는 물을 데울 때 많이 필요하고, 코스 시간에는 물을 순환시키거나 오염을 불리고 건조하는 구간도 포함된다. 에코 코스는 가열 온도와 물 사용량을 낮추고 더 긴 시간으로 세척 성능을 보완한다.
그렇다고 에코가 모든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코스라는 뜻은 아니다. 표시된 소비량은 정해진 조건에서 보통 오염 식기를 처리한 결과다. 심하게 눌어붙은 음식이나 촉박한 완료 시간까지 같은 조건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에코의 기준은 세척 시간이 아니라 효율과 성능이다
EU 집행위원회 규정 2019/2022는 에코를 보통 오염된 식기에 적합한 프로그램으로 정의한다. EU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식기세척기는 이 코스에 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세척·건조 성능 요건도 적용받는다. 정격 용량에서 소비전력, 물 사용량, 소요 시간과 성능을 함께 측정하므로 에코라는 이름이 소비량만 낮춘 코스를 뜻하지는 않는다.
EU 집행위원회의 식기세척기 에너지 라벨 안내를 보면 100회당 소비전력, 1회당 물 사용량과 소요 시간은 모두 에코 코스 기준이다. 이 값은 서로 다른 모델의 에코 성능을 비교하는 데 알맞다. 같은 기기의 자동·급속·강력 코스가 얼마나 소비하는지는 라벨만으로 알 수 없으며, 해당 모델의 프로그램 표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4시간 40분 에코가 1시간 급속보다 적게 쓴 사례
보쉬 SMS26DI01B 간편 사용설명서는 프로그램 자료를 EN 60436에 따라 실험실에서 측정했다고 밝힌다. 표에 나온 에코 50℃의 소요 시간은 4시간 40분이고 소비량은 0.799kWh와 8.9L다. 강력 70℃는 2시간 15분에 1.500kWh와 15.0L, 급속 65℃는 1시간에 1.300kWh와 11.0L로 기재돼 있다.
0.799kWh
1.500kWh
0.900kWh
1.300kWh
0.800kWh
같은 표 안에서 계산하면 에코의 소비전력은 강력 70℃보다 46.7%, 급속 65℃보다 38.5% 적다. 물 사용량도 각각 40.7%와 19.1% 적다. 예를 들어 전력 절감률 46.7%는 (1.500-0.799)÷1.500×100으로 구했다.
이는 한 모델의 프로그램별 표기값을 비교한 결과다. 모든 식기세척기의 평균 절감률로 확대할 수 없고, 급수 온도나 추가 옵션처럼 실제 소비량을 바꾸는 조건도 반영하지 못한다. 다만 작동 시간이 두 배 길다고 전력과 물도 두 배 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8.9L
15.0L
14.0L
11.0L
10.0L

짧은 코스가 반드시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같은 보쉬 설명서에서 급속 45℃는 29분 동안 0.800kWh와 10.0L를 쓴다. 전력은 에코의 0.799kWh와 사실상 같지만 물은 1.1L 많다. 급속 65℃는 전력과 물이 모두 에코보다 많다. 따라서 코스 이름이나 시간만 보지 말고 온도, 건조 범위와 프로그램 표를 함께 봐야 한다.
소비자 시험에서는 자원 소비와 세척 결과 사이의 차이도 나타났다. 영국 소비자단체 Which?가 2024년 대형 브랜드 세 모델을 비교한 에코·일반·급속 코스 스냅숏 시험에서 평균 물 사용량은 에코 8.88L, 일반 10.79L, 급속 10.46L였다. 세척 점수는 일반 83%, 에코 79%, 급속 74%였고 건조 점수는 각각 82%, 76%, 76%였다.
표본이 세 모델뿐이어서 시장 평균으로 볼 수는 없다. 더구나 Which? 원문은 급속이 물을 가장 많이 썼다고 설명하지만 공개된 수치에서는 일반 코스가 0.33L 더 많다. 여기서는 서로 일치하는 원수치와 성능 점수만 사용했다. 이 제한된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에코가 물을 적게 쓸 수 있지만 세척과 건조 결과까지 언제나 같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오염은 에코, 재세척 위험이 크면 다른 코스
일상적인 접시와 컵을 충분히 모았고 완료 시각을 기다릴 수 있다면 에코를 먼저 고려할 만하다. 독일 연방환경청도 식기세척기 절약 지침에서 기기를 가득 채워 에코 코스로 돌리고, 특히 온수로 미리 헹구지 말라고 권한다. 이 기관이 제시한 현대식 식기세척기의 대략적인 1회 소비량은 물 10L와 전력 1kWh 미만이며, 효율 비교에는 가득 채운다는 조건이 붙는다.
기름이 굳었거나 음식물이 눌어붙은 조리도구는 설명서가 권하는 강력 코스가 나을 수 있다. 에코로 처리하지 못해 다시 돌리면 첫 회의 절약분이 줄어든다. 식기를 곧 써야 한다면 급속 코스의 추가 소비를 시간과 맞바꾸는 선택도 가능하다.
자동 코스는 센서 결과에 따라 물,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므로 소비량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설명서에 자동 코스 수치가 범위로 제시된다면 에코의 고정 표기값과 단일 숫자로 비교하지 말고 예상 범위 전체를 살펴야 한다.
내 제품에서는 프로그램 표까지 확인해야 한다
EU 라벨을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에코 100회당 소비전력을 100으로 나눠 1회 기준값을 구할 수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국내 에너지 표시와 사용설명서의 적용 기준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어느 경우든 다른 코스와 비교하려면 설명서에서 각 프로그램의 kWh, L와 소요 시간을 찾아야 한다.
같은 양의 식기를 한 번에 처리하는 데 든 전력과 물, 그리고 재세척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가 판단 기준이다. 켜져 있던 시간은 기준이 아니다. 보통 오염에서는 긴 에코 코스가 합리적일 가능성이 크다. 심한 오염이나 촉박한 시간에는 강력·급속 코스가 더 실용적이며, 절감률은 제품별 자료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참고 자료
- EUR-Lex, 「Commission Regulation (EU) 2019/2022 of 1 October 2019 laying down ecodesign requirements for household dishwashers pursuant to Directive 2009/125/EC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mending Commission Regulation (EC) No 1275/2008 and repealing Commission Regulation (EU) No 1016/2010」
- European Commission, 「Dishwashers」
- Bosch, 「Quick reference guide Dishwasher — SMS26DI01B」
- Which?, 「Eco vs quick wash – which dishwasher program is cheapest and best?」
- Umweltbundesamt, 「Geschirrspüler: Im ECO-Programm Wasser und Strom spa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