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H·B 숫자, 왜 커지는 방향이 반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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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H는 HB보다 단단하고 연한데, 2B는 왜 더 부드럽고 진할까? 같은 숫자 2가 반대로 작동하는 듯 보이지만, H와 B는 서로 다른 성질의 강도를 세는 두 계열이다. 이 차이를 알면 긴 등급표를 외우지 않고도 필기와 스케치에 필요한 연필만 고를 수 있다.

H 숫자와 B 숫자는 서로 다른 성질을 센다

연필 등급을 하나의 숫자축으로 생각하면 혼란이 생긴다. H는 Hard, B는 Black을 나타내며 숫자는 각 문자가 가리키는 성질의 정도를 표시한다. 따라서 2H, 4H로 갈수록 단단함이 강해지고, 2B, 4B로 갈수록 부드럽고 진한 성향이 강해진다. STAEDTLER의 연필 제조·등급 설명Faber-Castell의 필기구 FAQ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구조다.

직접 답하면, H와 B의 숫자가 반대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H 숫자는 단단함을, B 숫자는 부드러움과 검은 정도를 각각 센다. HB는 두 계열 사이의 중간 구간으로 쓰이지만 수학적인 원점이나 절대 중간값은 아니다.

가운데 등급을 기준으로 점토가 많은 단단한 심과 흑연이 많은 부드러운 심이 선의 진하기와 마모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 주는 그림
점토 쪽으로 갈수록 심은 단단하고 선은 연해진다. 흑연 쪽으로 갈수록 종이에 더 많은 물질이 남아 진해지고 촉은 빨리 닳는다.

점토와 흑연이 진하기와 마모를 함께 바꾼다

목재 흑연 연필의 심은 주로 흑연, 점토, 물로 만든다. STAEDTLER의 제조 설명에 따르면 점토는 재료를 결합해 심에 형태와 강도를 주고, 흑연은 종이에 자국을 남긴다. 점토 비중이 커지는 쪽에서는 심이 단단해지고 자국이 연해진다. 흑연 비중이 커지는 쪽에서는 심이 부드러워지고 자국이 진해진다.

진하기와 마모가 함께 달라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Pencils.com의 등급 해설은 부드러운 심이 종이에 더 많은 물질을 남겨 진해지고 빨리 무뎌진다고 설명한다. 종이에 남은 물질이 많으면 손이나 도구에 끌려 번질 여지도 커진다. 단단한 H 계열은 가는 촉을 비교적 오래 유지하지만 진한 면을 빠르게 채우기에는 불리하다.

배합비만으로 결과가 모두 정해지지는 않는다. 심은 성형, 건조, 소성, 왁스 처리 같은 공정을 거친다. Faber-Castell의 경도 설명에 따르면 종이 표면과 필압도 마모량과 선의 농도를 바꾼다. 거친 종이는 심 입자를 더 많이 깎아 내며, 같은 연필도 누르는 힘에 따라 자국이 달라진다.

HB는 흑연과 점토를 반씩 섞었다는 뜻이 아니다

HB를 Hard와 Black의 정확한 절반으로 이해하면 제조사 자료와 맞지 않는다. Tombow의 설명은 HB의 예시 배합으로 흑연 65%, 점토 35%를 제시한다. 반면 Derwent의 FAQ는 자사 HB를 흑연과 점토 50:50이라고 설명한다.

이 수치는 제조사가 각각 제시한 사례이며 같은 제품 범위와 공정에서 얻은 비교 시험값이 아니다. 어느 한쪽을 보편적인 HB 공식으로 고를 수 없는 이유다. 서로 다른 배합이 모두 HB로 불린다는 사실은 HB가 고정 조성식보다 제조사와 제품군 안에서 쓰는 상대 등급에 가깝다는 판단을 뒷받침한다.

같은 HB나 2B라도 제조사를 바꾸면 진하기와 필감이 같다고 보장할 수 없다. Faber-Castell의 FAQ도 등급 분류가 국제적으로 확정된 단일 기준이 아니며 정확한 표기는 제조사에 달렸다고 밝힌다. 그러므로 등급 비교는 같은 제조사와 같은 제품군 안에서 하는 편이 안전하다.

F는 위치는 비슷하지만 풀이가 갈린다

F는 여러 제조사의 현재 등급표에서 대체로 HB와 H 사이에 놓인다. 그러나 문자의 풀이는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Tombow와 Caran d’Ache의 FAQ는 Firm이라고 설명하고, Derwent는 Fine이라고 쓴다. Faber-Castell의 FAQ는 역사적으로 Firm 또는 Fine Point였을 가능성을 함께 제시한다.

표기의 최초 기원도 저장된 자료만으로는 확정하기 어렵다. KOH-I-NOOR의 회사 역사는 H, B, F를 Hardtmuth, Budweis, Franz라는 고유명사와 hard, black, firm에 함께 연결한다. 다만 회사가 정리한 자사 역사이며 당시 카탈로그나 특허 같은 독립 사료와 대조되지 않았다. 실용적으로는 F를 HB보다 조금 단단한 쪽의 등급으로 읽되, 어원을 하나로 단정하지 않는 편이 타당하다.

전 등급보다 필요한 방향부터 고른다

처음부터 H부터 6B까지 모두 살 필요는 없다. 같은 제조사와 같은 제품군의 HB 또는 B 한 자루를 기준으로 삼고, 실제 작업에서 부족한 방향을 보태면 된다.

하려는 일 시작할 범위 선택 이유와 확인할 점
일반 필기 HB 또는 B 주변 진하기와 촉 유지의 중간 구간이다. 선이 지나치게 진하거나 쉽게 번지면 같은 제품군의 H 쪽을 시험하고, 너무 연하면 B 쪽으로 옮긴다.
옅은 밑선·가는 세부선 H 주변 단단하고 연한 선을 내기 쉽다. 종이가 파이지 않도록 등급을 바꾸기 전에 필압도 낮춰 본다.
넓은 명암·진한 자국 2B~4B 주변 종이에 더 많은 물질이 남아 면을 채우기 쉽다. 대신 촉이 빨리 무뎌지고 번질 수 있다.

STAEDTLER의 제품 범위는 2B·B·HB·H·2H를 필기와 스케치용으로, 더 높은 B 계열을 그림용으로, 3H 이상의 단단한 계열을 제도용으로 나눈다. 이는 모든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정답표가 아니라 한 제조사의 제품 분류다. 종이, 필압, 제조사나 제품군이 달라졌다면 HB 또는 B부터 몇 줄을 그어 기준을 다시 잡는 편이 낫다.

연필 옆면의 숫자는 진하기를 재는 공통 단위가 아니다. H 쪽 숫자는 더 단단하고 연한 선을, B 쪽 숫자는 더 부드럽고 진하며 빨리 닳는 선을 찾을 때 쓰는 표지다. 먼저 HB나 B를 써 보고 부족한 성질이 생긴 쪽으로 몇 단계만 옮기면 된다.

참고 자료

  1. STAEDTLER, 「Pencils and accessories」
  2. Faber-Castell, 「FAQs: Pens and Pencils」
  3. Tombow Pencil, 「What is the degree and concentration of the core?」
  4. Derwent, 「FAQs」
  5. Pencils.com, 「Graphite Grading Scale Explained」
  6. KOH-I-NOOR HARDTMUTH, 「History of company」
  7. Faber-Castell USA, 「Graphite Pencil Degrees of Hardness Explained」
  8. Caran d’Ache, 「FAQ: What are the different graphite lead grades?」
  9. STAEDTLER, 「Graphite penci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