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달걀이 더 좋을까? 껍데기 색이 말해 주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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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같은 크기의 갈색 달걀과 흰 달걀을 마주치면 이런 질문이 생긴다. 갈색이 더 진하고 단단해 보이니 영양이나 품질도 더 좋을까? 답을 찾으려면 껍데기 색, 노른자 색, 사육 방식, 신선도가 각각 무엇을 알려 주는지 나눠 봐야 한다.

갈색란과 백색란의 기본색은 주로 닭의 품종·계통이 정한다. 껍데기 색 자체는 영양의 우열을 뜻하지 않는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도 대체로 갈색계가 갈색란을, 백색계가 백색란을 낳으며 껍데기 색과 영양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한다.

품종이 정한다는데 왜 같은 갈색도 진하기가 다를까

자료의 설명은 얼핏 충돌한다. 한쪽에서는 품종이 색을 정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사육 환경이나 닭의 상태도 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기본색과 같은 색 계열 안의 진하기를 구분하면 두 설명은 함께 성립한다.

흰색과 갈색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주로 유전적인 품종·계통과 연결된다. 다만 국립축산과학원의 설명을 전한 세계일보 기사는 같은 색 계열에서도 명도가 사육 환경과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구분한다. 갈색 달걀끼리 색이 조금 다른 것은 품종에 관한 설명과 모순되지 않는다. 색이 짙다고 영양가가 더 높다는 뜻도 아니다.

닭의 품종·계통은 껍데기 기본색과, 사료는 노른자 색과, 건강·사육 환경은 같은 계열의 색 농도와 연결되는 구조
껍데기의 기본색과 같은 계열 안의 진하기, 노른자 색은 서로 다른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노른자 색은 다시 다른 축이다. 플로리다대학교 IFAS 농업확장기관 안내는 껍데기 색은 품종이, 노른자 색은 사료가 주로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사료나 사육 조건이 노른자 색이나 일부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갈색란과 백색란 사이의 고정된 영양 차이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국내에 갈색란이 많은 것은 영양 우위의 증거가 아니다

매장에서 자주 보인다는 사실은 우수성을 입증하지 않는다. 200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축산물 수급과 유통』은 백색란과 갈색란이 맛이나 영양 함량 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소비자가 백색란을 외면해 생산 구성이 바뀐 배경을 기록했다. 과거 유통사를 설명하는 자료이므로 현재의 생산 비중을 보여 주는 근거로 쓸 수는 없다.

「난각색에 대한 한국 소비자 기호도 조사」에서는 영양과 조리상 차이가 없다는 정보를 들은 뒤에도 갈색 계열 선호가 남았다. 다만 대전 지역 247명을 대상으로 한 오래된 조사이며, 공개된 초록만 검토됐다. 현재 전국 소비자의 선호로 일반화할 수 없고, 껍데기 색이 성분과 별개로 구매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까지만 확인된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의 설명을 담은 YTN 보도도 사료와 사육 기간은 영양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껍데기 색에 따른 영양 차이는 없다고 구분한다. 국내에서 갈색란이 익숙해진 배경에는 소비자 선호와 생산·유통의 선택이 있었다. 그 익숙함을 영양 등급으로 해석할 근거는 없다.

‘백색란은 껍데기가 얇다’고 일반화하기 어려운 이유

경향신문 기사는 백색란의 껍데기가 더 얇고 노른자 비율이 높다는 차이를 제시했다. 그러나 비교한 품종과 사육 조건, 표본, 측정 원자료를 밝히지 않았다. 반면 플로리다대학교 IFAS 안내는 껍데기 색으로 두께, 맛, 품질, 영양가, 조리 특성을 판정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비교 조건이 빠진 ‘백색란은 얇다’는 주장을 구매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특정 품종의 특성과 껍데기 색 자체의 효과가 섞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달걀의 강도나 파손 가능성도 갈색과 흰색만 보고 예측할 수 없다.

구매할 때 색 대신 무엇을 볼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의 달걀 표시 정보에 따르면 난각의 10자리 표시는 산란일자 4자리, 생산자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번호 1자리로 구성된다. 사육환경번호 1은 방사, 2는 평사, 3은 개선 케이지, 4는 기존 케이지를 뜻한다.

각 표시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산란일자는 언제 낳았는지, 생산자고유번호는 어느 농장에서 생산했는지, 사육환경번호는 어떤 방식으로 사육했는지를 나타낸다. 사육환경번호는 영양 등급이 아니다. 산란일자만으로 보관 온도와 유통 과정까지 알 수도 없다.

구매할 때는 난각 표시를 읽고 포장이 찌그러졌거나 달걀이 깨지지 않았는지, 판매 과정에서 냉장 상태가 유지되는지도 따로 살펴야 한다. 구입 후 보관 방법이 궁금하다면 달걀에 이물질이 묻었을 때 씻지 않고 냉장하는 순서를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갈색 껍데기가 주로 알려 주는 것은 그 색을 낳는 품종·계통의 특성이다. 영양, 신선도, 껍데기 두께, 사육 방식은 색 하나에 함께 들어 있는 등급표가 아니다. 갈색란과 백색란 중 하나를 고를 때 색을 품질 점수로 쓰지 말고, 난각 표시와 포장·보관 상태를 각각의 기준으로 읽어야 한다.

참고 자료

  1.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계란의 영양가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설명해 주세요」
  2. 세계일보, 「달걀은 흰색? 갈색? 뭐가 더 영양 높나」
  3.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물 수급과 유통」
  4. 한국가금학회·DBpia, 「난각색에 대한 한국 소비자 기호도 조사」
  5. YTN, 「수입 달걀은 하얀색…영양 성분 차이 없어」
  6. 경향신문, 「백색란과 갈색란, 고급 계란은 따로 있을까?」
  7. University of Florida IFAS Extension, 「Frequently Asked Questions About the Egg」
  8.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달걀 표시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