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는 ‘새’인데 왜 ‘금세’는 ‘세’일까? 두 말은 비슷한 시간 표현이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마지막 모음은 예외가 아니라 줄어들기 전 말의 흔적이다.
‘금시에’와 ‘어느 사이’에서 갈린다
국립국어원의 ‘어느새’, ‘금세’의 표기는 두 말을 직접 대조한다. ‘어느새’는 ‘어느 사이’가 줄어 굳어진 말이고, ‘금세’는 ‘금시에’가 줄어 굳어진 말이다. 둘은 같은 말에서 갈라진 표기도, 같은 축약 규칙의 예외도 아니다.
| 표기 | 줄어들기 전 말 또는 품사 | 뜻 |
|---|---|---|
| 금세 | 금시에 | 지금 바로, 금방 |
| 어느새 | 어느 사이 | 어느 틈에 벌써 |
| 금새 | 별개의 명사 | 물건값 또는 물건값의 비싸고 싼 정도 |
국립국어원의 ‘금세’, ‘금새’의 표기도 ‘지금 바로’라는 뜻의 부사는 ‘금시에’가 줄어든 ‘금세’로 적는다고 설명한다. “답장이 금세 왔다”처럼 ‘금방’으로 바꾸어도 뜻이 이어지는 문장이라면 ‘금세’가 맞다.
시간 부사의 ‘금새’만 틀리다
시간 부사를 ‘금새’로 적는 것은 잘못이지만, ‘금새’라는 낱말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의 ‘금세와 금새 뭐가 맞는건가요?’ 답변은 ‘지금 바로’를 뜻할 때는 ‘금세’를, 물건의 값이나 물건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뜻할 때는 명사 ‘금새’를 쓴다고 구분한다.
이 구분 때문에 ‘금새’를 사전에 없는 비표준어라고 단정한 해설은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 반대로 가격 명사 ‘금새’의 형태를 별도로 풀이한 해설도 그 어원을 뒷받침할 원자료를 제시하지 않는다. 확인할 수 있는 결론은 가격을 뜻하는 명사 ‘금새’가 존재한다는 데까지다. 구체적인 어원이나 임의로 만든 예문까지 공식 설명처럼 받아들일 근거는 부족하다.
문장에서는 뜻을 먼저 보면 된다. 빠른 시간을 나타내며 ‘금방’으로 바꿀 수 있으면 ‘금세’, ‘어느 사이’가 줄어든 말이면 ‘어느새’다. ‘금새’는 빠른 시간을 나타내는 표기가 아니라 물건값을 가리키는 별도 명사다.
정리하면 ‘금세’는 ‘금시에’, ‘어느새’는 ‘어느 사이’에서 줄어든 말이라 표기가 다르다. 시간 부사로 쓴 ‘금새’는 틀리지만, 물건값이나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뜻하는 명사 ‘금새’는 존재한다.
원말을 되짚어 표기를 가리는 방법은 ‘왠지’와 ‘웬일’의 첫 글자가 다른 이유에서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