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이 표준어가 됐는데 왜 ‘자장면’도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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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짜장면’이 표준어가 됐다면, 그날부터 ‘자장면’은 틀린 말이 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두 표기 모두 맞다. 당시 결정은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교체한 것이 아니라, 기존 표기를 남겨 둔 채 현실에서 널리 쓰이던 ‘짜장면’을 추가로 인정한 일이었다.

국립국어원의 2026년 온라인가나다 답변도 현재 ‘자장면’과 ‘짜장면’이 모두 맞다고 확인한다. 그렇다면 새 표기를 받아들이면서 옛 표기를 없애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에 늘어난 것은 정답의 수였다

국립국어원은 2011년 8월 31일 국어심의회를 통과한 39개 항목의 확대 인정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39개를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지는 않았다.

『새국어생활』의 남기심 전 국어심의회 위원장 인터뷰는 당시 항목을 세 부류로 나눈다. 기존 표준어와 뜻이 같은 다른 어형 11개, 의미나 쓰임이 다른 말 25개, 의미와 말소리는 같지만 표기를 함께 인정한 말 3개다. ‘짜장면’은 ‘품새’, ‘택견’과 함께 세 번째 부류에 들었다.

국립국어원의 2024년 분류 설명은 이를 ‘복수 표기’라고 구분한다. ‘짜장면/자장면’은 뜻이 다른 두 단어가 아니라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두 표기다. 같은 음식에 정답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발표 직후 동아일보 보도도 국립국어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두 표기를 교과서, 공문서, 신문에서 함께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짜장면이 표준어가 됐다’는 짧은 제목은 교체처럼 읽히지만 결정의 내용은 병존이었다.

‘자장면’을 없애면 새 오답이 생긴다

기존 표기를 새 형태로 완전히 바꾸면 그때까지 규범을 따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비표준어 사용자가 된다. 남기심 전 위원장은 이를 모순이라고 설명하며, 기존형을 폐기하지 않는 복수 인정이 대안으로 나왔다고 회고했다.

현실형인 ‘짜장면’을 받아들이면서 규범형으로 쓰이던 ‘자장면’도 남긴 까닭이 여기에 있다. 새 표기를 인정하되 기존 사용자와 출판물에 불필요한 충돌을 만들지 않는 방식이었다.

최혜원의 정책 해설 「표준어 정책의 새로운 방향—복수 표준어 발표의 경과와 의의」도 당시 조치를 현실 언어와 기존 원칙을 함께 인정해 혼란을 줄이는 방안으로 설명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은 2009년 서울 거주자 2,500명을 대상으로 76개 어휘의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2010년 2월 국어심의회에서 첫 안이 통과되지 않자 전문소위원회가 세 차례 더 검토했다.

기존 표기에 사용 실태 조사와 심의를 거쳐 새 표기가 추가되는 과정
2011년에는 사용 실태 조사와 심의를 거쳐 새 표기를 더했으며, 기존 표기도 그대로 남겼다.

따라서 많이 쓰인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표준어가 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당시에도 사용 실태뿐 아니라 기존 규정 및 다른 사례와의 관계를 살피고 심의를 거쳤다. 조사 대상도 서울 거주자였으므로 그 결과를 당시 전국 사용률이나 현재 사용률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1986년 표기법과 2011년 인정은 다른 단계다

일부 해설은 1986년에 ‘자장면’이 표준어가 됐고 2011년에 ‘짜장면’으로 바뀌었다는 식으로 연표를 압축한다. 그러나 1986년 외래어 표기법과 개별 표기의 인정 과정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국립국어원의 2024년 제도 설명에 따르면 외래어 표기법은 1986년 1월 7일 고시됐다. 그러나 ‘짜장면’의 추가 인정은 외래어 표기법 자체를 개정한 일이 아니었다. 개별 외래어의 표기를 인정한 결정과 규정 본문을 고친 개정은 같은 사건이 아니다.

학술 논문 「외래어의 표준 발음과 어문 규범」은 ‘자장면’의 개별 표기 결정과 관련해 1995년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를 제시한다. 동시에 그 위원회에 표준어를 사정할 권한이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1995년 회의 원문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자장면’이 처음 표준어가 된 해를 1986년이나 1995년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확인할 수 있는 범위는 더 좁고 분명하다.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은 ‘자장면’이 규범형으로 다뤄진 배경이며, 2009년에는 현실 사용을 조사했다. 이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심의를 거쳐 기존형을 폐기하지 않은 채 ‘짜장면’을 추가했다. 외래어 표기법 전체가 폐기되거나 ‘자장면’이 오답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문서에서는 두 표기 중 하나를 일관되게 쓴다

두 표기는 같은 음식을 가리키며 모두 맞다. 맞춤법 오류라는 이유로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또는 그 반대로 반드시 고칠 필요는 없다.

기관이나 매체에 자체 표기 지침이 있다면 그 지침을 우선한다. 별도 지침이 없다면 둘 가운데 하나를 골라 같은 문서 안에서 일관되게 쓰면 된다. 어느 한쪽이 더 옳아서가 아니라 독자가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쉽게 읽도록 하는 편집상의 선택이다.

‘짜장면’이 표준어가 된 뒤에도 ‘자장면’이 맞는 까닭은 2011년 결정이 승자를 바꾼 교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굳어진 표기 하나를 정답에 더하면서 기존 정답도 그대로 남긴 확대 인정이었다.

같은 2011년 확대 결정에서 뜻이 다른 말은 어떻게 추가됐는지 궁금하다면 ‘개발새발’과 ‘괴발개발’의 관계를 다룬 글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자료

  1.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짜장면이 맞나요? 아니면 자장면이 맞나요?」
  2.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표준어 확대의 근거 조항 질문」
  3.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자장면, 짜장면 연혁 등 질문입니다.」
  4. 국립국어원 『새국어생활』, 「표준어 정책의 새로운 방향—복수 표준어 발표의 경과와 의의」
  5. 국립국어원 『새국어생활』, 「자장면~짜장면, 만날~맨날: 복수 표준어를 확대한 사정—남기심 전 국어심의회 위원장을 찾아서」
  6. 비교문화연구, 「외래어의 표준 발음과 어문 규범」
  7. 동아일보, 「드디어, 짜장면도 표준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