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지원 기업의 매출이 늘었더라도 그 증가분 전체를 지원사업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지원 전 조건이 비슷한 비선정기업과 비교하고, 상담이 실제 구매와 반복 주문으로 이어졌는지 추적해야 한다. 환율과 시장 성장, 기존 유통계약, 다른 기관의 지원도 함께 통제해야 정책이 만든 추가 효과에 가까워진다.
평가 질문은 둘로 나뉜다. 선정기업이 지원 뒤 성장했는지와 지원을 받지 않았을 때보다 더 성장했는지를 따로 물어야 한다. 공개 자료는 대체로 첫 번째 질문에 답하지만, 두 번째 질문에 필요한 비교자료는 충분히 제시하지 않는다.
유망기업 선발은 성과평가에 편향을 만든다
산업통상부가 소개한 K-수출스타 500은 수출 1,000만 달러 미만의 유망기업을 선발해 최대 3년간 마케팅, 인증, 금융, 기술을 묶어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청기업 약 670곳 가운데 100곳이 선정됐고, 그중 K-뷰티 기업의 비중은 29%였다.
유망기업을 선발하는 방식은 사업 목적에 부합한다. 다만 선정된 기업이 지원 전부터 제품 경쟁력과 해외 영업 인력, 기존 바이어를 갖췄거나 성장률이 높았다면 사후 수출 증가에는 원래의 역량과 지원 효과가 함께 들어간다.
수출초보기업 대상 수출바우처 안내도 서류 심사와 현장 평가를 거쳐 기업을 선정한다고 밝힌다. 전년도 직수출 10만 달러 미만이라는 자격선 안에서도 준비 수준은 서로 다르다. 선정기업을 전체 중소기업과 바로 비교하면 이 차이가 지원 효과로 잘못 잡힐 수 있다.

공개 성과는 서로 다른 거래 단계를 가리킨다
KOTRA의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2023년 성과로 첫 수출 성공기업 3,458개사, 수출증가기업 3,496개사, 수출지속기업 5,013개사를 제시한다. 첫 진입과 증가, 지속을 구분했다는 점은 유용하다. 그러나 세 집단이 얼마나 겹치는지, 첫 수출의 최소 금액이 얼마인지, 지원이 없었을 때보다 몇 곳이 더 수출했는지는 이 수치만으로 알 수 없다.
3,458개사
3,496개사
5,013개사
첫 수출 기업 수만으로 거래의 지속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KOTRA 보고서는 수출 중단기업 1,171개사의 재수출 성공을 별도 성과로 제시한다. 첫 주문 뒤 재주문이 없다면 시장 진입 경험은 남지만 안정적인 수출 거래가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사 실적은 금액의 정의부터 확인해야 한다. 서울경제진흥원의 2026년도 주요 업무보고는 2025년 뷰티트레이드쇼에 국내 기업 224개사와 43개국 바이어 132개사가 참가해 182.6억 원의 ‘실질 성과’를 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문서는 그 금액이 상담액, 계약액, 주문액, 입금액 가운데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182.6억 원을 224개사로 나누면 약 8,152만 원이다. 이는 단순 산술평균일 뿐 기업당 확정 매출을 뜻하지 않는다.

상담 이후 같은 거래를 계속 추적해야 한다
수출지원의 거래 성과는 상담 건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상담 뒤 견적과 발주가 나오고, 선적과 대금 확정을 거쳐야 실제 수출 매출에 가까워진다. 취소와 반품을 반영한 뒤 6개월과 12개월 안에 같은 바이어가 다시 주문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업에 남은 경제적 성과는 신규 바이어의 구매확정액만으로도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평가 기간의 구매확정액에서 제품 원가, 국제운송비, 판매 수수료, 거래에 직접 투입된 현지 마케팅비와 반품 비용처럼 거래량에 따라 달라지는 비용을 빼야 한다. 이 글에서는 그 값을 거래별 공헌이익으로 본다.
비용을 셀 때는 중복을 피해야 한다. 기업 자부담 총액과 그 자부담으로 낸 운송비·마케팅비를 동시에 차감해서는 안 된다. 인증비처럼 여러 거래나 기간에 걸쳐 효익이 생기는 비용, 공동 인력과 기존 설비의 고정비는 공헌이익 산식과 분리해 제시하는 편이 낫다. 적용 환율과 비용 인식 기간도 함께 밝혀야 기업 간 결과를 비교할 수 있다.
추가 효과는 비슷한 비선정기업과 비교한다
비교 대상은 무작위로 고른 일반 기업보다 같은 사업에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않은 기업에서 찾는 편이 낫다. 신청 시점의 직수출액, 기업 규모, 제품군, 기존 수출국 수, 목표시장과 과거 성장률이 비슷한 기업을 맞춘 뒤 두 집단의 지원 전후 변화 차이를 비교한다. 탈락기업 자료를 쓸 수 없다면 다른 비수혜기업 가운데 지원받을 가능성이 비슷했던 기업을 찾아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가공식품 수출의 효율적 지원 방안』은 표적집단면접, 다중회귀와 성향점수매칭을 사용했다. 수혜기업의 지원 전후 실적만 비교하면 시장환경 변화가 섞이고, 수혜기업과 비수혜기업을 그대로 비교하면 처음부터 달랐던 기업 특성이 성과 차이에 포함된다는 문제를 다뤘다.
성향점수매칭도 인과관계를 자동으로 입증하지는 않는다. 이 연구는 2011~2013년 가공식품 기업 자료를 사용했으므로 당시의 효과 크기를 현재 K-뷰티 사업에 옮길 수 없다. 기업의 의지나 제품 경쟁력처럼 자료에 잡히지 않는 차이도 남는다. 이 자료가 제공하는 것은 K-뷰티 효과의 수치가 아니라 단순 비교의 한계와 비교집단 구성 방법의 근거다. 비교집단을 설계하는 원리는 광고 증분효과 실험에서 사용자 홀드아웃과 지역 실험을 고르는 방법과도 맞닿아 있다.

시장 변화와 중복 지원도 비교 모형에 넣어야 한다
비교군을 정한 뒤에는 국가별 화장품 시장 성장과 환율 같은 외부 요인을 함께 통제해야 한다. 지원기업이 진출한 시장에서 K-뷰티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었다면 그 증가분 전체를 사업 효과로 돌릴 수 없다. 지원 전에 체결한 유통계약이 뒤늦게 매출로 잡힌 경우도 별도로 표시해야 한다.
여러 기관의 지원을 받은 기업은 귀속 기준이 더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정책연계방안 연구(수출분야)』는 SIMS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58개 수출지원사업을 분석하고 기관 간 연계와 협력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한 기업이 전시회, 바우처, 인증과 금융 지원을 함께 받았다면 최종 수출액을 한 사업에 전부 귀속할 근거가 약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농식품 수출지원 사업 평가』는 국제박람회와 K-Food Fair의 예산 대비 수출상담실적을 비교했다. 또 현지화지원과 연계된 수출기여도를 일관되게 측정해 사업설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4~2015년 농식품 사업을 다룬 평가이므로 K-뷰티의 효과 크기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다만 상담실적과 실제 수출기여도를 구분하고 사업별 성과를 비교해야 한다는 원칙은 현재 자료를 읽을 때도 적용할 수 있다.
공개 자료로 확인되는 범위는 수출 증가까지다
현재 자료에서는 지원기업 수, 행사 참가기업과 바이어 수, 기관이 집계한 수출액 또는 성과액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지원이 없었을 때와 비교한 추가 수출액, 신규 바이어의 구매확정액, 6개월·12개월 반복 주문률과 거래별 공헌이익은 확인하기 어렵다.
성과표를 볼 때는 비교군, 금액의 정의, 거래의 지속성을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비교군은 신청 당시 조건이 비슷한 비선정기업인지, 성과액은 상담액이 아니라 신규 바이어의 구매확정액인지, 첫 주문 뒤 반복 주문과 비용까지 추적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국가별 시장 성장, 환율, 기존 계약과 중복 수혜까지 통제해야 정책의 추가 효과에 가까워진다.
선정기업의 수출 증가는 평가의 출발점이지 인과 효과의 증명은 아니다. 지금 공개된 자료로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범위는 지원기업에서 수출 증가가 관찰됐다는 데까지다. 그 증가가 지원 때문에 생겼다고 판단하려면 조건이 비슷한 비교집단과 거래별 후속 자료가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