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 잠정치 기준으로 2026년 5월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53.2% 늘어난 877.5억 달러였다. 같은 달 반도체 수출은 169.4% 증가한 371.6억 달러였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에 제시된 수치다.
이 잠정치를 역산하면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약 16.3% 증가했다. 컴퓨터까지 빼면 증가율은 약 9.4%로 낮아진다. 비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증가액의 약 77%는 반도체에서 나왔다.
반도체를 빼도 수출은 약 16.3% 늘었다
당월 반도체 제외 수출은 총수출 877.5억 달러에서 반도체 371.6억 달러를 뺀 505.9억 달러다. 증가율을 구하려면 전년 동월에서도 같은 품목을 제외해야 한다.
전년 5월 총수출은 877.5÷1.532로 계산한 약 572.8억 달러다. 전년 반도체 수출은 371.6÷2.694, 약 137.9억 달러다. 따라서 전년 반도체 제외 수출은 약 434.9억 달러가 된다.
두 금액을 비교하면 증가율은 (505.9÷434.9-1)×100, 약 16.3%다. 공식 잠정 자료에 나온 16.4%와 0.1%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은 입력한 금액과 증가율이 소수점 한 자리로 반올림돼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기여도도 같은 수치로 가늠할 수 있다. 전체 수출 증가액은 약 304.7억 달러이고 반도체 증가액은 약 233.7억 달러다. 반올림된 공개 수치로 계산하면 전체 증가액의 약 76.7%를 반도체가 설명한다. 이 비율은 품목별 기여도를 정밀 분해한 공식 통계가 아니라 공개 수치에 기초한 근삿값이다.
53.2%
약 16.3%
약 9.4%
컴퓨터까지 제외하면 약 9.4%다
‘비반도체’에 어떤 품목을 남기는지도 결론을 바꾼다. 같은 잠정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 수출은 290.7% 증가한 41.8억 달러였다. 이를 이용하면 전년 컴퓨터 수출은 41.8÷3.907, 약 10.7억 달러로 역산된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함께 뺀 수출은 당월 약 464.1억 달러, 전년 동월 약 424.1억 달러다. 증가율은 약 9.4%로, 공식 잠정 자료에 제시된 9.5%와 반올림 범위에서 일치한다. 반도체만 제외한 결과보다 6.9%포인트 낮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에도 컴퓨터의 빠른 증가가 포함돼 있었다는 뜻이다. 전기기기 등 인공지능 투자와 연결된 품목을 어디까지 제외할지는 더 모호하다. 반도체 제외 증가율을 비교할 때는 사용한 품목분류와 제외 목록을 함께 봐야 한다.
연간 전망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난다. 산업연구원의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인용한 서울신문 보도는 연간 반도체 제외 수출 증가율을 7.2%로 제시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를 함께 제외하면 전망치는 1.7%로 낮아진다. 두 전망치의 차이에는 전망 자체보다 제외 범위의 차이가 크게 반영됐다.
2025년의 편중과 2026년 5월의 반등은 양립한다
미래에셋증권의 「쾌조의 스타트」는 2025년 연간 총수출이 3.8% 증가한 동안 반도체 수출은 22.2% 늘었다고 정리했다. 일반기계·철강·석유제품·이차전지 등 여러 주력 품목은 감소했다.
삼성증권의 「한국 12월 수출: 당사 예상 상회, 2026년 전망 상향」도 2025년 12월 반도체 수출이 43.2% 증가한 반면 철강·석유화학·일반기계·자동차는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주요 지역 수출 역시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추정했다.
두 자료는 2025년 연간 또는 12월의 흐름을 다룬다. 반면 2026년 5월에는 반도체를 제외한 명목 수출액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시점이 달라 연간 구조적 편중과 특정 월의 비반도체 반등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6월에도 비반도체 수출액의 반등은 이어졌다. 매경이코노미의 분석 기사에 따르면 총수출 1022.5억 달러에서 반도체 448.2억 달러를 뺀 금액은 약 574억 달러였다. 다만 두 달의 명목금액만으로 2025년에 나타난 품목별 격차가 구조적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수출액 증가와 물량 회복은 같은 말이 아니다
수출금액은 가격과 물량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단가가 오르면 출하량이 늘지 않아도 수출액은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26년 3월」는 2025년 하반기 통관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늘었고 비IT 부문은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액 확대에는 고부가 제품 수요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2026년 5월에도 금액과 물량이 엇갈린 품목이 있었다. 산업통상부 잠정 자료에 따르면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46.6% 늘었지만 물량은 23.8% 감소했다. 석유화학도 금액은 11.1% 증가했으나 물량은 25.5% 줄었다. 반면 자동차 수출액은 5.9%, 철강은 2.1% 감소했다.

통관 중량 감소를 곧바로 실질 수출 감소로 읽어서도 안 된다. HBM처럼 무게가 비슷해도 가격과 성능이 높은 제품의 비중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명목 수출액, 통관 중량·수량, 수출물가지수와 국민계정의 실질 수출은 측정 대상과 산출 방식이 서로 다르다.
매경이코노미 기사는 전체 통관 물량이 2026년 4~6월 감소했다고 전하면서도 이 한계를 함께 지적했다. 물량 감소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지 판단하려면 반도체 생산·출하와 국민계정상 실질 수출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제외 수출 증가율을 계산할 때 지킬 조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 같은 기간과 같은 품목분류의 수치를 맞추는 것이 출발점이다. 당월에서만 제외 품목을 빼면 분모가 달라진다. 전년 동월에서도 동일한 품목을 차감해야 한다.
공표 단계도 같아야 한다. 이 글의 877.5억 달러·53.2%와 품목 수치는 산업통상부 잠정치다. 이후 발표된 관세청 2026년 5월 수출입 현황 확정치의 총수출은 876.1억 달러, 증가율은 53.4%로 달라졌다. 확정 총수출만 잠정 품목 수치와 바꾸면 기관·분류·공표 단계가 섞인다.
- 총수출과 제외 품목의 당월·전년 동월 금액을 각각 구한다.
- 기관, 품목분류, 공표 단계가 모두 같은지 확인한다. 하나라도 다르고 대응 수치를 구하지 못하면 계산을 중단한다.
- 두 기간에서 같은 품목을 차감한 뒤 남은 금액의 증가율을 계산한다.
- 반도체만 제외한 결과와 컴퓨터·정보통신기기까지 제외한 결과를 구분한다.
- 금액이 늘어난 품목은 가격과 물량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확인한다.
- 월간 수치를 연간 추세로 확대하기 전에 생산·출하·실질 수출과 대조한다.
확정치로 다시 계산하려면 관세청 기준의 당월·전년 동월 총수출과 같은 분류의 반도체·컴퓨터 금액을 모두 새로 확보해야 한다. 산업통상부의 MTI 품목 수치와 관세청 총괄 수치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한쪽이 오류인 것은 아니다. 집계 기준과 정정 시점이 다른 수치를 교체 가능한 값처럼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통상부 잠정치 기준으로 2026년 5월에는 반도체를 빼고도 수출액이 약 16.3% 늘었고, 컴퓨터까지 제외해도 약 9.4% 증가했다. 비반도체 반등은 수치로 확인된다. 그러나 전체 증가액의 약 77%를 반도체가 만들었고, 자동차와 철강은 감소했으며 석유 관련 품목은 금액과 물량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달 수출 증가는 반도체 이외의 품목으로도 일부 확산했지만 고르게 퍼진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제외 범위와 가격 효과에 따라 증가 폭이 크게 달라지며, 한 달의 명목 수출액만으로 구조적 다변화나 생산 회복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참고 자료
- 관세청,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 산업통상부·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
- 관세청·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년 5월 수출입 현황 확정치」
- 삼성증권, 「한국 12월 수출: 당사 예상 상회, 2026년 전망 상향」
- 미래에셋증권, 「쾌조의 스타트」
-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26년 3월」
- 서울신문, 「산업연구원,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 한국무역협회 무역뉴스·뉴시스, 「한국 수출 '반도체' 밖에 없다?…빼도 두자릿수↑, 1조弗 기대↑」
- 매경이코노미, 「韓 수출 이대로 가면 ‘세계 4강’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