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인터뷰 질문, ‘살 의향 있나요’만 물으면 놓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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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답은 질문 내용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고객 인터뷰와 상담, 후속 연락에서는 상대가 어떤 상황에서 질문을 받는지가 답의 범위와 솔직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객이 될 의향이 있는지부터 묻지 말자

직접 질문의 압박을 줄이고 간접 질문과 과거 행동 확인을 거쳐 가설을 검증하는 흐름
솔직한 답에 가까워지는 질문 순서

새 사업을 구상할 때 지인에게 “이런 사업을 한다면 고객이 될 의향이 있나요?”라고 묻기 쉽다. 그러나 이 질문은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 지인은 사업을 구상 중인 사람에게 아이디어가 별로라고 말하기 어렵고, 처음 만난 사람도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누구도 부정적으로 답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려는 방향으로 답할 수 있다. Pew Research Center의 설문 문항 작성 지침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해 보이는 행동은 과장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축소해 답하는 편향이 생길 수 있으며, 질문 방식과 응답 선택지가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인터뷰에서 솔직한 반응을 듣고 싶다면 지인의 반응부터 물어볼 수 있다. “당신의 지인 중 이런 사람이 있다면 이 사업의 고객이 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식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꺼낼 때보다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는다고 그 답이 곧 응답자의 속마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지인을 떠올렸거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구분해 답했을 수도 있다. 간접 질문 뒤에는 “최근 비슷한 제품을 알아본 적이 있나요?”,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무엇을 했나요?”처럼 과거 행동을 물어보는 편이 낫다. 구매 의향보다 실제 탐색·비교·결제 경험이 더 구체적인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솔직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상황

상담 공간, 비용 안내, 후속 연락, 선택권의 네 요소로 신뢰를 만드는 구조
신뢰를 만드는 상담 상황

이런 대화 방식은 조직 안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회사 대표가 팀장에게 새 프로젝트를 제안한 뒤 “팀장님 의견은 어떤가요?”라고 물으면, 팀장은 제안자를 의식해 속내를 줄일 수 있다. 이때 “팀원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나요?”라고 물으면 대화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답도 곧바로 팀장의 실제 의견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팀원이 가장 어려워할까요?”, “비슷한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막혔던 지점은 어디였나요?”라고 이어 물어야 한다. 한 번의 질문으로 속마음을 알아내기보다, 평가받는 느낌을 줄이고 구체적인 경험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인터뷰 방식 자체도 상황을 바꾼다. Pew Research Center가 미국 성인 3,003명을 전화와 웹 조사에 무작위 배정한 실험에서는 60개 문항의 두 방식 간 차이가 평균 5.5%포인트, 중앙값 5%포인트였다. 사회적 바람직성이 개입할 만한 문항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모든 문항에서 차이가 난 것은 아니다. 이 수치는 고객 인터뷰의 오차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누가 어떤 방식으로 묻는지가 답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마케팅에서는 상황보다 약속이 먼저다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 원칙은 마케팅과 세일즈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가 의뢰인의 신뢰를 얻으려 할 때 깨끗하고 정돈된 사무실에서 단정한 차림으로 맞이하는 일은 첫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방문 상담이 언제나 비대면 상담보다 낫거나 비용 이야기를 피해야 품위가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용은 다른 직원이나 이메일로 안내할 수도 있다. 다만 누가 말하느냐보다 의뢰인이 적절한 시점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이 중요하다. 잉글랜드·웨일스의 주택 이전 법률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Solicitors Regulation Authority의 가격 투명성 연구에서는 최근 이용자 1,001명 조사와 소비자 4,00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무작위 실험을 진행했다. 가격을 홈페이지에서 바로 볼 수 있을 때 더 나은 가격 선택을 한 비율은 62%였고, 별도 양식을 작성해야 할 때는 57%였다. 다만 모형 웹사이트를 이용한 특정 법률 서비스 실험이므로 한국의 모든 상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래도 비용을 감추는 일이 보편적인 신뢰 전략이라는 주장에는 반대되는 근거다.

의뢰인에게 다시 연락할 수도 있다. “일전에 상담받으셨던 일은 어떻게 되셨나요?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다시 상담을 예약해드릴까요?”라고 묻는 정도라면 계속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다만 자주 연락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다. 약속한 시점과 방법을 지켜야 하며,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멈출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을 웹사이트나 앱으로 끌어들였다면 서비스 소개만 반복하기보다 실제로 유용하거나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구매하지 않고 떠난 고객에게도 다시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를 끊임없이 보내는 일이 곧 호의나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회원가입 뒤 뉴스레터나 푸시를 보내는 일은 흔하지만, 고객의 동의와 빈도, 정보의 쓸모에 따라 같은 연락도 도움이 되거나 방해가 된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답하고 행동할 수 있다. 고객이 처한 상황이 솔직한 답과 더 나은 선택을 돕는지, 아니면 거절을 어렵게 만드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참고 자료

  1. Pew Research Center, 「Writing Survey Questions」
  2. Pew Research Center, 「From Telephone to the Web: The Challenge of Mode of Interview Effects in Public Opinion Polls」
  3. Solicitors Regulation Authority, 「Price transparency in the legal services 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