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 파이프라인에 브랜드가 필요한 이유

퍼포먼스 마케터의 첫 번째 책임은 유입 파이프라인(Acquisition Pipeline)을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일이다. 유입 파이프라인의 개념은 퍼포먼스 마케팅 in use 유입편 (3)에서 설명했다. 마케터가 모든 접점을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다. 파이프라인의 구조와 설치를 지휘하는 과정에는 필요한 콘텐츠의 제안, 발행 상태와 유입 효과의 확인, 그 결과를 다음 콘텐츠에 반영하는 일이 포함된다.
이 구조에서 브랜드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떨어진 요소가 아니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면 먼저 그 존재를 알고 어느 정도 선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퍼포먼스 마케터는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같은 개념을 관찰 가능한 지표로 바꾸고, 그 지표를 개선할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브랜드 검색광고가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

검색광고는 브랜드 검색 수요를 비교적 쉽게 지표화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구글은 타겟 노출 점유율 입찰 전략의 작동 방식을 제공한다. 브랜드 키워드를 별도 캠페인으로 운영하고 최상단 노출 점유율을 목표로 설정하면, 브랜드를 검색한 사용자에게 광고가 얼마나 노출됐는지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목표를 100%로 설정해도 모든 검색에서 최상단 노출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구글도 시스템이 모든 입찰에 광고를 게재하도록 ‘시도한다’고 설명한다. 더구나 구글의 노출 점유율 산식에서 분모는 전체 검색 횟수가 아니라 타겟팅 설정, 승인 상태, 광고 품질 등을 반영해 추정한 ‘총 대상 노출수’다. 노출수와 노출 점유율은 브랜드 검색 수요와 검색면 가시성을 보여주는 대리 지표이며, 브랜드 인지도 자체를 측정한 설문 결과와는 다르다.
자사 브랜드 키워드는 일반 키워드보다 경쟁이 약해 비용이 적게 들 수 있지만, 이를 규칙으로 볼 수는 없다. 경쟁사가 비교광고를 집행하거나 유통사와 제휴사가 같은 검색어에 참여할 수 있고, 입찰가·광고 품질·검색량에 따라서도 비용이 달라진다. 가령 ‘더존’을 검색한 사용자에게 ‘이카운트’ 광고가 보이는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광고 문구를 함께 봐야 한다.
네이버에는 통합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브랜드검색 상품이 있다. 구글의 클릭당 경매형 검색광고와는 과금 구조가 달라 단가를 그대로 비교하기 어렵다. 네이버의 브랜드검색 등록 안내에 따르면 매체와 템플릿을 고른 뒤 키워드 검색수와 계약 기간 등에 따른 예상 견적을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 ‘구글부터 하고 여유가 생기면 네이버를 한다’는 순서를 고정하기보다 두 채널의 브랜드 검색량과 견적, 검색 결과 구성을 먼저 비교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브랜드 키워드 검색광고의 첫 번째 장점은 해당 검색 채널 안에서 브랜드 검색 수요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 트렌드도 참고할 수 있지만 두 자료의 분모는 서로 다르다. 광고 보고서는 캠페인의 대상 노출과 실제 노출을 집계한다. 반면 Google 트렌드 데이터 설명에 따르면 트렌드는 검색 표본을 시간과 지역의 전체 검색량으로 정규화해 0~100의 상대값으로 표시한다. 검색량이 적은 검색어는 0으로 표시되거나 통계적 노이즈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으므로, 어느 자료도 전체 시장의 브랜드 인지도와 같다고 볼 수 없다.
두 번째 장점은 브랜드 검색 결과 페이지(SERP; Search Engine Results Page)에서 보여줄 메시지를 더 직접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 문구와 연결 페이지를 선택해 브랜드를 검색한 고객이 무엇을 먼저 보게 할지 조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연 검색 결과 전체까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광고가 자연 검색 유입을 일부 대체했는지도 따로 살펴야 하며, 이 과정에는 브랜드 마케터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 재방문 고객과 신규 고객에게 서로 다른 소재를 시험할 수 있다. 웹사이트 방문 이력이 있는 고객이 브랜드 키워드를 검색하면 재방문용 소재를 보여주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브랜드를 명확히 설명하는 소재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다만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수집과 사용에 앞서 고지와 동의, 플랫폼 정책 준수가 이뤄져야 한다. 구글도 검색 개인 맞춤 광고의 데이터 사용 정책에서 자사 사이트·앱 등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으로 수집한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이용 범위와 금지 사항을 구분한다.
광고비를 늘리기 전에 전환 과정부터 점검한다
브랜드 검색 수요와 검색면을 점검했다면 일반 검색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유튜브 영상 광고로 유입과 브랜드 인지도를 넓힐 수 있다. 다만 비용이 큰 광고를 확장하기 전에 전환 과정의 뚜렷한 문제부터 고치는 편이 낫다. 유입을 늘려도 같은 지점에서 고객이 계속 이탈한다면 광고 효과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최상의 상태에서 달성할 수 있는 잠재 전환율을 5%, 현재 전환율을 1%라고 가정해보자. 같은 100명이 유입될 때 잠재적으로 5건을 만들 수 있는 조건에서 1건만 만드는 셈이므로, 잠재 전환 건수의 80%를 놓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고 광고비의 80%가 곧바로 손해라는 뜻은 아니다. 5%의 달성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전환율 개선에도 비용이 들며, 광고를 확대하면 유입 고객의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결제 오류나 복잡한 신청 절차처럼 명백한 이탈 원인이 있다면 이를 먼저 고친 뒤 광고비를 높이는 편이 타당하다.
유입 파이프라인이 반드시 온라인 채널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 세탁소를 찾는 고객은 주변을 둘러보거나 지도 앱에서 가까운 곳을 검색한다. 크린토피아는 곳곳에 프랜차이즈 세탁소를 두어 “저기에 세탁소가 있다”는 인식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이 수요에 대응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접근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물리적 점포망이 발견 가능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만드는 파이프라인으로 작용한 사례다.
검색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선호도나 이용자 수도 많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광고, 논란, 계절성 때문에 검색이 늘어날 수도 있어서다. 그럼에도 유입 파이프라인을 광고 계정 안의 활동으로만 좁혀서는 안 된다는 판단은 남는다. 고객이 필요를 느낀 순간 브랜드를 발견하고 이해한 뒤 다시 찾을 수 있게 하는 구조 전체가 유입 파이프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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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이미지는 최초 작성 당시 논증에 사용한 자료다. 현재 수치와 혼동하지 않도록 작성 시점과 성격을 캡션에 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