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장펀드 1,000억원, 기업 투자액과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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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장펀드 1,000억원 조성’에서 확인되는 것은 모펀드의 목표 또는 결성 규모다. 지역기업에 1,000억원이 투자됐다는 뜻은 아니다. 모펀드가 자펀드에 출자하고 자펀드 운용사가 기업을 선정해 돈을 집행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지역기업의 판정 기준도 성과를 바꾼다. 투자 당시 본점만 볼지, 실제 사업장과 고용까지 추적할지에 따라 같은 투자의 지역성이 달라진다. 펀드 성과는 결성액 하나보다 납입, 집행, 지역 잔류, 회수 뒤 재투자의 순서로 확인해야 한다.

1,000억원이 가리키는 단계부터 확인한다

음성군의 2026년 주요업무계획은 충북형 지역성장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제시한다. 음성군의 출자 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0억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지방정부, 금융기관 등이 모펀드에 출자하고, 모펀드가 민간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자펀드에 다시 출자하는 구조다. 따라서 1,000억원은 음성군 기업에 투자 완료된 금액이 아니라 조성하려는 모펀드 규모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지역성장펀드 참여 지방정부 모집 공고도 모펀드를 조성한 뒤 자펀드에 출자한다고 명시한다. 공고상 비수도권 중소기업 투자 의무는 원칙적으로 모태펀드와 지방정부 출자액의 합계 이상이며 협의로 달라질 수 있다. 모펀드 전체 결성액이 그대로 지역기업 투자 의무액이 되는 구조는 아니다.

출자 약정부터 모펀드·자펀드·기업 투자·지역 잔류·회수금 재투자까지 이어지는 8단계 구조
결성액은 출발점이다. 실제 지역성과는 납입, 기업 투자, 지역 잔류와 회수금 재투자를 차례로 확인해야 드러난다.

발표 숫자는 다음 단계로 나눠 기록할 수 있다.

  1.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이 약정한 출자액
  2. 모펀드 결성액과 실제 납입액
  3. 자펀드의 결성예정액과 최종 결성액
  4. 자펀드에 납입된 자금과 실제 투자 가능액
  5. 기업에 집행된 누적 투자액
  6. 정해 둔 지역기업 기준을 충족한 투자액
  7. 후속투자와 지역 고용·사업장 유지
  8. 회수액과 회수금의 지역 재투자액

앞 단계와 뒤 단계의 크기는 일정한 배수 관계가 아니다. 모펀드 출자에 민간자금이 더해지면 자펀드 결성액이 더 커질 수 있다. 자펀드 결성이 진행 중이면 반대도 가능하다. 한국벤처투자 사업개요에 충청 모펀드 610억원·출자 자펀드 920억원, 부산 608억원·965억원, 동남권 566억원·400억원으로 서로 다른 관계가 나타나는 이유다.

지역혁신 벤처펀드의 모펀드·출자 자펀드 규모억원
충청 모펀드

610억원

충청 출자 자펀드

920억원

부산 모펀드

608억원

부산 출자 자펀드

965억원

동남권 모펀드

566억원

동남권 출자 자펀드

400억원

한국벤처투자 사업개요에 기재된 규모다. 기준일과 실제 납입액이 제시되지 않아 집행 성과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이 표에는 실제 납입액과 통일된 기준일이 없다. 세 지역의 조성 현황은 비교할 수 있어도 집행 속도나 투자 성과까지 비교할 수는 없다.

자펀드 결성액과 지역투자 의무액도 다르다

부산 사례를 보면 차이가 선명하다. 서울신문 서울Pn 보도에 따르면 새 자펀드 두 개는 각각 250억원 규모이고, 부산 기업 의무투자액은 각각 65억원 이상이다. 두 펀드의 결성 규모는 합계 500억원이지만 부산 기업 투자 의무는 합계 130억원 이상, 결성 규모의 26%다. 500억원 전부를 부산 기업 투자액으로 표시하면 의무투자 범위와 나머지 투자 대상을 구분할 수 없다.

130억원도 투자 완료액이 아니라 운용사가 지켜야 할 하한선이다. 기업별 누적 집행액과 소재지가 공개되지 않았다면 ‘부산 기업에 130억원 이상 투자하도록 설계됐다’는 범위까지만 확인된다.

자료의 기준 시점도 맞춰야 한다. 한국벤처투자 사업개요는 부산을 모펀드 608억원·출자 자펀드 965억원으로 적었고, 2023년 지역 보도는 모펀드 912억원·자펀드 1,465억원으로 소개했다. 후속 출자나 집계 범위 차이일 수 있지만 공개된 두 자료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을 오류로 단정하려면 각 수치의 기준일과 포함 자펀드 목록이 더 필요하다.

자펀드 전체 결성액과 지역기업 의무투자액 및 실제 집행액이 서로 다른 수치임을 보여주는 비교도
자펀드 결성액, 지역 의무투자액, 실제 집행액은 서로 다른 단계의 숫자다.

제주 사례도 전체 규모와 지역 의무액이 다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구·제주·광주권 펀드 전체 규모는 약 1,278억원이다. 제주도는 2022년부터 3년간 도비 60억원을 출자했고, 운용사에는 제주 기업에 120억원 이상 투자할 의무가 부과됐다. 당시 투자 사례로 두 기업이 언급됐지만 기업별 투자액과 120억원 중 집행된 비율은 제시되지 않았다.

신청 단계의 숫자는 더 앞에 있다. 한국벤처투자의 2024년 대구·제주·광주권 출자사업 접수 현황에는 신청조합 7개의 결성예정액 1,692.5억원과 출자요청액 1,043억원이 나온다. 이는 신청액이지 최종 선정액이나 납입액, 기업 투자액이 아니다. 최종 펀드 규모와도 같은 기준의 숫자가 아니므로 두 수치로 증감률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

지역기업의 정의가 성과를 바꾼다

지역투자율을 계산하려면 판정 기준부터 고정해야 한다. 2026년 지역성장펀드 모집 공고의 중점 지원 분야는 비수도권 기업을 서울·인천·경기 밖에 본점 또는 주사무소가 있는 기업으로 정의하며, 투자기간 안에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이 기준은 판정하기 쉽지만 사업장과 고용이 실제로 어디에 남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기존 지역혁신 벤처펀드는 규제자유특구 기업이나 특정 산업 기업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따라서 펀드가 정한 주목적 투자와 특정 지역에 본점을 둔 기업 투자를 같은 뜻으로 쓰면 안 된다. 펀드 세대와 출자사업별 규약이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성과를 계산할 때는 적용된 공고와 규약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경남신문 보도는 의원실이 한국벤처투자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2022~2024년 지역혁신펀드 투자액 약 2,028억원 가운데 서울·경기 소재 기업에 약 940억원, 46%가 투자됐다고 전한다. 그러나 기업별 원자료의 공개 URL이 없어 이 글에서 금액을 재합산할 수 없다.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기준도 아니며, 투자받은 기업이 지역에 사업장이나 고용을 두었는지도 이 수치만으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46%는 지역기업 판정 기준을 점검해야 한다는 보도상 문제 제기로 다루는 편이 타당하다. 이를 뒤집어 지역 경제효과가 54%였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평가 자료에는 투자 당시와 1년·2년 뒤의 본점, 주사업장, 상시고용과 연구개발 인력 소재지를 함께 남기고, 본점 이전 전후의 중복도 제거해야 한다.

재무수익과 지역 잔류 성과를 별도 축으로 평가하는 사분면
높은 회수수익이 지역 고용과 사업장 잔류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재무성과와 지역 잔류 성과는 별도 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비수도권 벤처투자 확대 자료는 2006~2015년에 조성된 지역 전용 펀드의 조성액이 1,624억원, 청산 과정의 회수액이 2,319억원이라고 제시한다. 정부가 밝힌 수익배수는 1.4배, 연 수익률은 4%다. 단순히 2,319억원을 1,624억원으로 나누면 약 1.43배여서 수익배수 표기와 들어맞는다. 다만 연 4%는 투자와 회수의 시점별 현금흐름, 수수료 반영 방식을 알 수 없어 이 자료만으로 재현할 수 없다.

회수액이 조성액보다 컸다는 사실은 재무성과를 보여준다. 어느 지역의 기업에 투자됐고 고용과 사업장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별도 자료가 필요하다. 반대로 지역기업 투자 비율이 높아도 손실 때문에 회수와 재투자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과거 펀드의 수익 지표와 최근 펀드의 수도권 기업 투자 비판은 서로 모순되는 결론이 아니라 서로 다른 평가축이다.

정부 자료에 제시된 비수도권 벤처투자 비중%
2020년

22%

2021년

18%

2022년

19%

2023년

27%

2024년 상반기

24%

2024년은 상반기 수치이고 나머지는 연간 수치다. 문서에 분모의 상세 정의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다른 통계와 단순 연결하지 않는다.

같은 중소벤처기업부 자료가 제시한 비수도권 벤처투자 비중은 2020년 22%, 2021년 18%, 2022년 19%, 2023년 27%, 2024년 상반기 24%다. 2024년만 반기 자료이고, 문서에는 분모의 상세 정의가 충분히 설명돼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차트는 정부 자료에 적힌 값을 재현한 것으로만 읽어야 하며, 다른 기간의 통계와 바로 이어 추세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발표문에서 실제 성과를 확인하는 순서

1,000억원 펀드의 현황은 세 비율로 나눌 때 비교하기 쉽다. 이때 모두 같은 기준일을 붙이고 분자와 분모의 자료 범위를 일치시켜야 한다.

  • 약정 대비 납입률: 모펀드 실제 누적 납입액 ÷ 모펀드 출자 약정액
  • 집행률: 기업 누적 투자액 ÷ 자펀드의 실제 납입액 중 투자 가능액
  • 실질 지역투자율: 정해 둔 지역기업 기준을 충족한 누적 투자액 ÷ 기업 누적 투자액

자펀드 결성액에는 아직 납입되지 않은 약정과 관리보수 등으로 쓰일 금액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집행률의 분모로 쓰면 실제 운용 가능한 자금과 어긋난다. 투자 가능액이 공개되지 않으면 결성액 기준의 임시 비율이라고 밝혀야 한다. 의무투자액은 목표이고 실제 집행액은 실적이므로 둘을 한 열에 더해서도 안 된다.

그다음에는 기업별 후속투자액, 지역 상시고용 순증, 본점·주사업장 잔류율, 회수액과 지역 재투자액을 확인한다. 고용이나 매출의 정책 효과까지 주장하려면 같은 시기·업종·규모의 비투자 기업과 비교해야 한다. 투자기업의 전후 변화만으로는 경기와 산업 성장의 영향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1,000억원 조성’은 자금 공급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숫자다. 실제 지역성과를 판단하려면 자펀드의 최종 결성액과 납입액, 기업별 집행액을 확인하고 일관된 지역기업 정의를 적용해야 한다. 여기에 투자 뒤 사업장과 고용의 잔류, 회수금의 지역 재투자까지 붙어야 지역에 들어가 남은 돈의 규모를 계산할 수 있다.

참고 자료

  1. 중소벤처기업부, 「지역성장펀드 참여 지방정부 모집 공고」
  2. 한국벤처투자, 「사업개요: 지역혁신 벤처펀드」
  3.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비수도권 벤처투자 2배로 늘린다」
  4. 연합뉴스, 「제주 지역혁신 벤처펀드 운용사 선정 완료…본격 투자」
  5. 서울신문 서울Pn, 「부산 지역혁신 벤처펀드 ‘자펀드 조성’ 완료」
  6. 경남신문, 「지역혁신 벤처펀드, 이름만 ‘지역’ 투자는 수도권」
  7. 음성군의회·음성군, 「제386회 임시회 기업지원과 2026년 주요업무계획」
  8. 한국벤처투자, 「대구·제주·광주권 지역혁신 벤처펀드 2024년 출자사업 접수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