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늘면 살아남는 기업도 늘까? 통계의 분모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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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기업 수가 늘어도 새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창업이 줄어든 해에 5년 생존율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창업 환경이 개선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두 지표가 세는 기업과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에는 창업기업 56만5,640개가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5%, 8,880개 줄어든 수치다. 같은 부처의 「2024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는 중소기업 약 850만 개가 나온다. 두 숫자를 나눠 창업률이나 생존율로 해석할 수는 없다. 조사 기간과 기업 포함 기준부터 일치하지 않는다.

두 통계를 비교하기 전 확인할 4가지

새 수치를 발견하면 다음 순서로 비교 가능 여부를 가릴 수 있다. 먼저 집계 기간이 반기인지 연간인지, 특정 시점의 상태인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등록기업·영리기업·활동기업 가운데 어느 기업을 세는지 맞춘다. 생존율이라면 분모가 된 출생연도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매출이나 상용근로자처럼 활동을 인정한 조건이 같은지 대조한다. 네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다르면 두 수치를 직접 나누거나 증감 방향만으로 원인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 절차를 본문의 수치에 적용하면 56만5,640개는 반기 창업 유량, 482만9,665개는 여러 출생연도의 업력 7년 이내 기업을 합친 저량이다. 약 850만 개는 기준 시점의 등록 상태를 바탕으로 한 저량이고, 95만6천 개는 매출 또는 상용근로자로 활동을 확인한 연간 신생기업 유량이다. 이름에 모두 ‘기업 수’가 들어가도 기간과 포함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같은 코호트의 생존 경로가 필요하다면 출생연도를 고정한 원표에서 해당 집단의 이후 활동 여부를 찾아야 한다.

‘새로 생긴 기업’도 통계마다 다르다

창업기업동향은 국세청 사업자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일정 기간에 창업한 영리기업을 집계하는 유량 통계다. 다만 새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과 법률상 창업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통계 품질자료에 따르면 개인기업의 법인 전환, 기존 회사의 합병·분할, 폐업 뒤 같은 업종 재개처럼 법률상 창업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통계에 일부 포함될 수 있다.

창업기업실태조사의 창업기업 수는 해당 연도에 새로 등록된 기업 수가 아니다. 「2022년 기준 창업기업실태조사」의 482만9,665개는 2022년 말 현재 사업 개시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을 합친 저량이다. 여러 출생연도의 기업이 들어 있으므로 2022년 창업 수로 읽으면 안 된다.

중소기업 기본통계의 약 850만 개도 저량이다. 기준 시점에 폐업 신고 없이 행정자료에 등록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기준연도에 매출이 없거나 임금근로자가 등록되지 않은 기업도 포함한다. 매출이나 상용근로자가 확인돼야 하는 기업생멸행정통계의 활동기업보다 범위가 넓을 수 있다.

일정 기간의 창업 유량과 여러 연령 기업의 저량, 특정 신생기업 코호트를 구분한 그림
창업기업동향은 기간 중 진입을 세고, 창업기업실태조사는 여러 출생연도의 업력 7년 이내 기업을 합친다. 생존율은 특정 연도에 태어난 신생기업을 분모로 삼는다.

기업생멸행정통계의 신생기업은 사업자등록 신설과도 구별된다. 국가지표체계의 기업생멸 정의에 따르면 매출액 또는 상용근로자가 존재해야 새로운 경제활동을 시작한 기업으로 분류된다. 기존 기업이라도 대표자·주소·산업활동 가운데 둘 이상이 동시에 바뀌면 통계상 신생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 56만5,640개, 2022년 말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 482만9,665개, 2024년 말 중소기업 약 850만 개, 2023년 신생기업 95만6천 개는 크기만 견줄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각각 반기 유량, 여러 출생연도의 저량, 등록 상태를 기준으로 한 저량, 활동을 확인한 연간 유량이다.

1·3·5년 생존율의 출생연도는 서로 다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3년 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가 제시한 생존율의 관찰 기준연도는 2022년이다. 1년 생존율 64.9%는 2021년 신생기업 가운데 2022년에도 활동한 기업의 비율이다. 3년 생존율 46.9%는 2019년, 5년 생존율 34.7%는 2017년 신생기업을 각각 분모로 삼는다.

2022년을 관찰 기준으로 한 신생기업 생존율%
1년 생존율·2021년 신생 코호트

64.9%

3년 생존율·2019년 신생 코호트

46.9%

5년 생존율·2017년 신생 코호트

34.7%

세 막대의 분모는 같지 않다. 1년 생존율은 2021년, 3년은 2019년, 5년은 2017년 신생기업 코호트를 사용한다.

세 수치를 이어 같은 기업 100곳 중 1년 뒤 65곳, 3년 뒤 47곳, 5년 뒤 35곳이 남았다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출생연도가 다른 세 집단은 경기, 금리, 업종 구성과 코로나19 충격 등 서로 다른 조건에 노출됐다. 한 집단의 이탈 경로를 보려면 출생연도를 고정한 뒤 그 코호트의 1·3·5년 생존 여부를 추적해야 한다.

여기서 생존은 일상적인 의미의 사업 성공보다 좁다. 국내 통계는 매출 또는 상용근로자가 확인되는 상태를 활동으로 본다. 흑자인지, 대표자가 충분한 소득을 얻는지, 고용과 생산성이 늘었는지는 생존율만으로 알 수 없다.

국제 비교에서는 정의를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Eurostat의 기업생멸통계 메타데이터는 출생 뒤 매출·고용·투자 가운데 하나 이상의 활동이 이어지면 생존한 것으로 정의한다. 고용기업 통계는 근로자 1명 이상이라는 별도 문턱을 둔다. 사업자등록 자료의 범위와 국가별 행정자료 기준도 다를 수 있어, 생존율 순위만으로 창업 환경을 비교하면 모집단 차이가 결과에 섞인다.

창업 수와 생존율의 동행은 인과관계가 아니다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이 변화만으로 향후 생존율의 방향을 예측할 수는 없다. 해당 반기의 창업기업과 현재 공표된 1·3·5년 생존율은 출생 시점뿐 아니라 통계적 정의도 다르다. 전국 합계 몇 개를 나란히 놓아서는 창업 증가가 생존을 개선하거나 악화했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전체 생존율에는 업종 구성 효과도 섞인다. 2022년 기준 5년 생존율은 전기·가스·증기업 77.4%, 보건·사회복지업 59.5%였지만 금융·보험업은 23.2%, 예술·스포츠·여가업은 24.3%였다. 생존율이 높은 업종의 출생 비중이 커지면 각 업종의 생존 여건이 달라지지 않아도 전체 평균은 오를 수 있다. 조직 형태와 초기 종사자 규모, 지역 구성 역시 같은 문제를 만든다.

창업 규모와 생존 사이의 관계를 검증하려면 출생연도를 맞추고 업종·조직 형태·초기 규모가 비슷한 기업끼리 비교해야 한다. 경기와 제도 변화처럼 창업과 생존에 함께 영향을 줄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관측자료 분석으로 이런 차이를 줄일 수는 있지만, 통제하지 못한 요인이 남으면 인과효과로 확정할 수 없다는 한계도 함께 밝혀야 한다.

기업 진입 이후 생존과 고용·매출 변화, 소멸과 재진입을 이어서 평가하는 구조
창업의 결과를 평가하려면 진입 수에서 멈추지 않고 같은 코호트의 생존, 고용과 매출 변화, 소멸 뒤 재진입을 구분해 추적해야 한다.

생존 뒤의 고용과 매출도 확인해야 한다

신규 진입이 늘어난 뒤 같은 출생 코호트의 생존기업 수도 증가했다면 기업 기반이 축적됐다는 근거가 하나 생긴다. 그러나 낮은 매출로 활동을 이어가는 기업과 고용·매출을 키운 기업이 모두 생존기업 한 곳으로 계산되므로, 생존기업 수만으로 정책의 경제적 성과를 확정할 수는 없다.

분석은 기간별 진입 수, 동일 코호트의 생존율과 생존기업 수, 생존기업의 고용·매출 변화 순으로 이어갈 수 있다. 소멸과 재진입을 구분하면 실패 뒤 다시 시장에 들어온 경우도 살필 수 있다. Eurostat가 신생·생존·소멸기업 수와 함께 관련 고용, 고성장기업 지표를 제공하는 것도 기업의 경제적 기여가 생존 여부 하나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창업 수의 증감은 일정 기간 시장에 들어온 기업의 변화를 보여준다. 기업 기반이 실제로 쌓이는지는 같은 출생 코호트에서 살아남은 기업 수로 판단해야 한다. 성장까지 묻는다면 생존기업의 고용과 매출 분포가 더 필요하다. 서로 다른 질문에 맞는 분모를 고르는 일이 분석의 출발점이다.

참고 자료

  1. 국가데이터처, 「2023년 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
  2.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 발표」
  3. 중소벤처기업부, 「2024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 결과 발표」
  4.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
  5.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2024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
  6. 중소벤처기업부·KDI 경제교육·정보센터, 「2022년 기준 창업기업실태조사(2024년 조사) 결과 발표」
  7. 국가지표체계, 「국가발전지표: 창업률과 기업생멸」
  8. Eurostat, 「Business demography statis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