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 페이지의 전환율은 문구 하나를 바꾼다고 곧바로 오르지 않는다. A/B 테스트와 디자인 개편을 반복해도 반응이 없었다면,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기 전 어떤 정보를 보고 어떤 부담을 느끼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환은 CTA 문구, 입력 과정, 고객 이해, 랜딩 페이지 이전 접점, 신뢰 근거가 함께 만드는 결과다. 다섯 요소를 각 서비스의 구매 맥락에 맞춰 점검해야 하며, 어느 하나가 모든 상황에서 통하는 해법은 아니다.
1.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CTA로 만든다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사용자가 부담 없이 선택하는 행동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서비스를 곧바로 신청하기보다 먼저 견적을 받아보려는 사용자가 많다면 CTA도 ‘서비스 신청’보다 ‘견적 신청’에 가까워야 한다. 내가 운영한 사례에서도 ‘견적 신청’이 더 좋은 반응을 보였다.
다만 ‘비용 알아보기’를 누른 직후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사용자는 버튼을 누르면 비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쉽다. CTA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과 클릭 뒤 벌어질 일을 함께 담아야 한다. Nielsen Norman Group의 버튼 설계 지침도 ‘계속’이나 ‘다음’ 같은 일반적 표현보다 수행할 동작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레이블을 권한다.
‘무료로 시작하기’도 언제나 가장 적합한 CTA는 아니다. 무엇을 시작하는지와 다음 단계가 보이지 않으면 무료라는 조건만으로 클릭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든 사용자가 인터넷 환경과 버튼의 의미에 익숙하다고 가정해서도 안 된다.
회원가입을 유도한다면 기본적으로 ‘회원가입’이라고 써야 한다. 무료 가입이라면 ‘무료 회원가입’으로 알리고, 가입 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그 혜택도 짧게 덧붙일 수 있다. CTA가 다소 길더라도 읽기 어려울 만큼 장황하지 않다면 괜찮다.
사용자가 홍보 콘텐츠를 끝까지 읽는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 내 경험상 큰 글자, 가격, CTA 문구만 보고 클릭을 결정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았다. CTA만 읽어도 제안 내용과 다음 단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 시작은 가볍게, 단계별로 설계한다
첫 행동의 부담을 낮춘 뒤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 때 전환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유료 구독 서비스라면 무료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체험 시작 때 카드 정보를 받을지, 가입 후 체험 기간에 결제 정보를 요청할지는 서비스별로 판단할 문제다. 카드 정보는 이탈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받지 않으면 자동 유료 전환을 설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동 결제 여부, 체험 종료 시점, 취소 방법은 사용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명확히 알려야 한다.
가입 과정의 선택지는 서비스마다 다르다. 처음부터 카드 정보를 받을지, 가입 뒤 요청할지, 네이버나 카카오 계정을 통한 간편 가입을 허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단계 수를 무조건 줄이는 일이 아니라 사용자가 처리해야 할 입력과 판단을 줄이는 일이다. Baymard Institute의 결제 과정 연구도 단계 수 자체보다 작성해야 할 필드 수가 사용성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가장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하고, 필요한 정보는 단계별로 받으면 된다. 정보를 한 번에 요구하면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단계를 지나치게 쪼개는 것도 피해야 한다. 각 단계에서는 목적에 필요한 최소 정보만 요청하자.
서비스 비용 안내 페이지에는 ‘비용 상담 신청’ CTA를 두고, 클릭하면 상담 양식이 나오게 할 수 있다. 절차 안내 페이지에는 안내 PDF나 동영상을 제공하는 CTA를 둘 수 있다. 자료 전달에 이메일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와 이후 연락 여부를 미리 밝혀야 한다. 자료 제공과 무관한 개인정보나 마케팅 동의를 억지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
웹페이지에 CTA 하나와 시작 페이지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재검토할 만하다. CTA와 시작 페이지는 방문자의 의도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 세부 페이지마다 하나의 퍼널을 설계한다는 관점으로 웹페이지를 구성하자.
3. 숫자만 보지 말고 고객을 만난다

데이터 분석은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이다. 그러나 모든 마케터가 분석 도구를 능숙하게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데이터가 수치로만 남는 것도 아니다.
데이터는 숫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현실에서 수집한 사실과 관찰을 목적에 맞게 해석하는 일도 분석에 포함된다. 도구에서 지표를 계산하는 일만 데이터 분석은 아니다.
여기서 숫자만 보지 말자는 뜻은 분석을 멈추자는 말이 아니다. 고객과 접촉해 그들이 무엇을 경험하는지 확인하자는 뜻이다. 대면할 필요는 없으며, 설문을 위한 전화나 이메일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접점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과 단계별 전환 전략의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고객에게는 ‘우리 서비스나 제품이 다른 점’과 ‘기억에 남는 이용 또는 구매 절차’를 물어볼 수 있다.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만 물으면 광고에서 이미 강조한 내용이 되풀이되기 쉽다.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면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카테고리를 여러 번 이용해 본 고객을 만나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장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보자. 다만 인터뷰에서 회상한 행동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다. 태도 조사와 행동 조사의 차이를 설명한 UX 연구 지침처럼, 인터뷰 답변은 가능하면 실제 이용 기록이나 사용 관찰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기억하는 절차는 랜딩 페이지 구성의 단서가 될 수 있다. 고객은 홈페이지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기보다 자신의 방식으로 과정을 기억한다. “홈페이지에서 상담 신청을 했고 전화가 왔고요.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결제했고…”라고 말했지만, 실제 홈페이지에는 ‘서비스 신청’ CTA만 있었던 적이 있다. 고객이 이 과정을 상담 신청으로 받아들였다면 CTA를 ‘상담 신청’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4. 후킹 문구보다 앞선 접점을 본다
후킹 문구가 있다고 전환이 즉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처음 방문한 사용자가 바로 전환하리라는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 우리는 천 원 한 장도, 10분도 쉽게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랜딩 페이지 개선만으로 전환율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광고, 콘텐츠 채널, PR처럼 랜딩 페이지보다 앞선 접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Google의 소비자 의사결정 연구는 구매 계기와 구매 사이에 탐색과 평가가 반복되며, 접점은 사람마다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CTA와 퍼널 설계에도 시간을 들여야 한다. 앞선 단계가 좋아도 CTA나 퍼널이 잘못 설계돼 있으면 전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내 경험에서 효과적이었던 수단은 콘텐츠 채널, 그중에서도 이용자가 직접 쓴 솔직한 후기였다. 다소 부정적인 내용이 섞여도 괜찮다. 장단점이 함께 있어야 선택에 도움이 되고 진실성도 높아질 수 있다. 랜딩 페이지에 후기를 싣거나 외부 후기로 연결할 때는 기업이 임의로 편집하지 않았다는 점과 대가·이해관계가 있다면 그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실제 경험이 없는 후기나 거짓 후기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서는 2024년부터 FTC의 소비자 리뷰 및 추천사 규칙도 거짓 후기와 기만적인 후기 운영을 규제하고 있다.
사용자가 랜딩 페이지를 본 뒤 이탈했다가 외부 콘텐츠를 살펴보고 돌아와 구매자로 전환하는 모습을 나는 자주 봤다. 사용자에 따라 언론 기사나 후기 콘텐츠를 볼 수도 있다. 내 경험상 랜딩 페이지 문구만으로 큰 폭의 개선을 만들기는 어려웠다. 부정확하거나 모호한 문구를 고치는 데 집중하되, 그 밖의 접점도 함께 점검하자.
5. 신뢰를 쌓는다
인터넷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때 신뢰는 쉽게 간과되지만 중요한 요소다. 온라인 구매가 일상이 됐어도 모든 구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 자료를 계산하면 2025년 1~10월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상품 거래 비중은 약 28%다. 여행·교통, 음식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 거래액을 제외한 비중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산업통상부가 조사한 주요 유통업체 표본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2025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13개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1% 감소했고 온라인 10개사는 15.8% 증가했다. 이 자료는 전체 유통시장의 온·오프라인 비중이 아니라 선정된 주요 업체의 매출 동향이므로 통계청 수치와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 거래가 커졌어도 구매 맥락과 품목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불안은 다를 수 있다.
랜딩 페이지 전환율을 높이려면 신뢰를 뒷받침할 근거가 필요하다. 언론 보도나 방송 출연, 이용 고객 수, 고객 사례를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다만 정체를 알기 어려운 상이나 사실을 부풀린 명성은 오히려 신뢰를 깎을 수 있다. 제시하는 근거는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기업과 거래해도 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알려지지 않은 신생 기업이라면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 고객 사례, 명확한 가격과 절차, 환불·취소 기준, 연락 가능한 사업자 정보는 그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신뢰 부족 때문에 전환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섯 가지 방법은 헤드라인보다 전환의 조건을 먼저 살피자는 제안이다. 절대적인 방법은 없으므로 기업의 상황과 맥락에 맞춰 적용해야 한다. A/B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CTA, 퍼널, 앞선 접점, 신뢰의 근거를 먼저 점검하자. 마케팅은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인식하게 할지에 관한 일이기도 하다.
참고 자료
- Nielsen Norman Group, 「Button States: Communicate Interaction」
- Baymard Institute, 「Checkout Optimization: 5 Ways to Minimize Form Fields in Checkout」
- Nielsen Norman Group, 「Attitudinal vs. Behavioral Research in UX」
- Google, 「Navigating purchase behavior & decision-making」
- Federal Trade Commission, 「The Consumer Reviews and Testimonials Rule: Questions and Answers」
- 통계청, 「2025년 10월 온라인쇼핑동향」
- 산업통상부, 「'25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