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가설 세우기, 광고 소재부터 만들면 놓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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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소재를 만들기 전에 누구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하는지 한 문장으로 적어 보자. 소재가 잘되거나 안 된 뒤에도 다음 선택의 근거를 남기려면 실행 전에 가설이 있어야 한다. 유행하는 채널과 문구를 넓게 시도하는 것보다 고객과 메시지를 좁혀 검증하는 이유다.

야구를 예시로 든 글이므로, 야구에 익숙하지 않다면 일부 대목이 낯설 수 있다.

성과만으로 실력을 판단할 수 있을까

무작위 시도는 많은 소재와 우연한 성과를 거쳐 원인을 알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가설 중심 실험은 고객 이해와 채널 선택, 소재 실험, 학습으로 이어진다는 비교 도식
바닷물을 끓이는 마케팅과 가설 중심 마케팅

성과가 좋은 마케터와 그렇지 않은 마케터의 차이는 무엇일까? 결과는 중요한 단서지만, 결과만으로 실력을 가르기는 어렵다. 야구 선수를 뽑아야 하는 스카우트를 떠올려 보자. 타율이나 OPS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는 선발 판단에 도움이 되지만, 타석 수가 적은 신인 타자라면 해석에 더 많은 맥락이 필요하다.

한 타자는 낮은 공만 노렸고, 마침 투수가 낮은 공을 연달아 던져 안타를 많이 쳤을 수 있다. 노린 공이 장타가 되면서 OPS도 높아졌을 수 있다. 반대로 다른 타자는 끝까지 공을 보고 치려 했지만 강한 투수를 만나 타율과 OPS가 낮았을 수 있다. 지표가 좋은 선수를 뽑는 판단은 자연스럽지만, 그 지표가 실력보다 운이나 상대 조건을 더 많이 반영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성공 경험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마케터의 실력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10년 동안 좋은 타율을 기록한 타자라면 판단의 근거는 훨씬 강해진다. 10년 이상 꾸준히 성과를 낸 마케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짧은 성과 기록만으로 좋은 마케터를 가려야 할 때는 무엇을 봐야 할까.

바닷물을 끓이지 마라

고객 이해, 가설 수립, 작은 검증, 학습과 확장의 네 단계가 순환하는 도식
좋은 마케터의 반복 과정

마케팅에서 “Don’t boil the ocean.”은 생각 없이 맨땅에 헤딩하지 말라는 뜻으로 쓸 수 있다. 화장품을 팔아야 한다는 과제를 받았을 때 “물광 피부! 전구를 100개 켜놓은 듯한 미백 효과!”처럼 유행하는 표현을 닥치는 대로 붙여 소재를 만들 수는 있다. 소재를 많이 만들어 집행하다 보면 우연히 반응하는 광고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왜 반응이 나왔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날마다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

최소한의 의도와 가설 없이 채널과 소재를 고르는 접근은 학습을 남기기 어렵다. “요즘 유튜브가 유행하니 우리도 해볼까?”보다 “우리의 40대 남성 고객에게 닿으려면 어떤 채널이 적합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 그 질문에 답하려면 고객의 실제 미디어 이용 자료부터 확인해야 한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기

채널 이용 행태는 계속 변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25년 한국미디어패널 조사 결과처럼 최신 자료를 확인한 뒤, 목표 고객에게 접근하기 적합한 채널부터 실험할 수 있다. 한 채널에서 소재 실험으로 얻은 조합을 다른 채널로 확장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이용자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광고 채널을 정할 수는 없다. 광고 상품마다 지원하는 타기팅이 다르므로, 원하는 연령·성별·관심사 조건을 설정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네이버 광고주센터의 캠페인별 타기팅 안내는 상품에 따라 제공 기능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소재에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40대 남성이라는 조건만으로는 고객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고, 그 안에 자영업자가 있을 수 있다. 자영업자의 관심을 끌 만한 소재가 무엇인지 가설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려는 태도는 중요하다. 마케팅 액션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행 전에 가설을 두었다면 실패도 가설이 맞지 않았다는 학습으로 남는다. 이 학습은 다음 액션을 설계하는 근거가 된다.

가설이 없으면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분명히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가설만으로 결과의 원인을 정확히 가려낼 수는 없다. 그래도 결과와 가설을 함께 검토하면 다음 액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누군가가 바닷물을 끓이고 있는 듯하다면, 함께 가설부터 세워 보자. 무작정 넓히기보다 작은 검증을 반복하는 편이 다음 선택의 근거를 남긴다.

광고 소재를 만들기 전 적을 가설 한 장

아래는 성과가 확인된 사례가 아니라, 가설을 구체적으로 적는 작성 예시다.

  • 대상: 처음 광고를 집행하는 자영업자.
  • 예상하는 문제: 광고 채널보다 어떤 메시지를 써야 할지 막혀 있을 것이다.
  • 제안할 답: 추상적인 성공 문구 대신 상품의 이익을 고객의 말로 바꾼 예시를 보여준다.
  • 확인할 반응: 같은 기간·유입 조건에서 광고 클릭과 이후 문의를 나눠 기록한다.
  • 다음 판단: 클릭만 늘고 문의는 그대로라면 메시지의 관심 효과와 문의로 이어지는 조건을 따로 점검한다.

대상·메시지·채널을 한꺼번에 바꾸면 무엇이 결과에 영향을 줬는지 가리기 어렵다. 관찰 결과만으로 인과관계가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바꿨는지와 무엇을 확인할지를 먼저 적는 데 이 메모의 목적이 있다.

참고 자료

  1.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5년 한국미디어패널 조사결과 주요 내용」
  2. 네이버 광고주센터, 「캠페인별 제공하는 타겟팅 탭과 기능은 어떻게 되나요?」